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2.22 11:56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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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가 2조원대의 해킹을 당했다. 해킹은 북한 소속의 해커집단 소행으로 추정된다. 

2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는 해킹을 당하면서 약 14억6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코인을 빼앗겼다고 밝혔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 벤 저우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해킹 사실을 알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1년 폴리네트워크(6억1100만달러)와 2014년 마운트곡스(4억7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역대 1위 가상자산 해킹 사건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 아캄 인텔리전스는 탈취당한 코인이 대부분 이더리움이라 언급했다. 탈취당한 후 수십여 개의 지갑에서 빠르게 이체됐으며, 가상자산의 현금화가 가능한 여러 플랫폼에서 현금화가 이뤄지는 중이라 설명했다. 또한 북한 해킹조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라자루스가 벌인 짓이라며, 이를 입증하는 증거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자산 거래소 해킹에 성공하면서 탈취한 코인을 현금화해 핵무기 개발비용을 비롯한 공산당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의 '2025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해커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훔쳐간 가상자산은 약 13억4000만달러 규모로 보고된다. 이는 2023년 6억6050만달러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북한의 해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9년 11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34만개 이상의 이더리움이 탈취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집단인 라자루스와 안다리엘 등 2개 조직이 벌인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해킹 사고를 당한 바이비트는 2018년 설립된 거래소로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거래소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파생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급성장을 거듭했다. 총자산은 162억달러로 알려졌으며,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총자산의 약 9%를 잃게 됐다.

바이비트의 해킹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주요 가상자산마다 시세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약 2% 하락한 1억380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도 약 2% 떨어진 38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리플은 약 3% 하락한 3600원대, 밈코인의 대표격인 도지코인도 약 4% 낮아진 340원대의 시세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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