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3.13 13:28
홈플러스 간석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 간석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홈플러스)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받은 뒤에 서울회생법인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기존 입장과 상반된다.

앞서 홈플러스와 MBK는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 전까지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이는 기업회생 신청으로 투자자들의 손실 발생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해당 사실을 감춘 채 CP 판매에 몰두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홈플러스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경 신용평가사 한 곳의 실무담당자로부터 당사 예상과는 다르게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달받았다"며 "재심의 신청 의사가 있는지 확인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온오프라인 매출 모두 3년 연속 증가하는 등 사업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재무지표와 수익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 등급 하락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다음날 26일 바로 재심의를 요청했다"며 "당사 재심의 요청에도 2월 27일 오후 늦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했다는 최종 신용평가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회사 입장과 충돌하는 대목이다. 당시 홈플러스는 "지난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 결과 예상과는 달리 신용등급이 A3-로 한 단계 하락, CP 발행이 어려워지게 됨에 따라 단기자금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휴일이 끝나는 3월 4일에 바로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회생절차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단기자금 이슈로 인해 긴급하게 신청하게 된 것으로 사전에 예상된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신영증권의 형사고발 검토와 관련해서도 "2월 27일 오후 5시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2월 25일 단기채를 발행하기 전에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 알았다는 신영증권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왼쪽)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미국산 식품 판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왼쪽)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미국산 식품 판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업계 안팎에서는 홈플러스의 입장 번복이 확인된 만큼, 향후 회사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자금조달을 위해 카드사에 납부할 이용대금채권을 기초로 8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D'까지 주저앉혀 회사 CP·ABSTB 가치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다. 기업회생 전까지 CP·ABSTB 발행 잔액은 1880억원이며, CP·ABSTB는 무담보 금융상품이기에 변제 후순위로 인식돼 일반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한 처지다.

한편, 홈플러스는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쌓이는 상황에서도 이날 대외활동을 홍보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미국산 식품 판매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4월부터 해외식품전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암참이 전개하는 '바이 아메리카' 캠페인에 국내 유통사 최초로 함께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홈플러스 해외식품전 첫 국가로 고품질의 미국산 상품을 선보이고,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다채로운 미국산 상품을 만나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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