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14 14:16
강서구 본사 앞 기자회견…사기판매 MBK·카드사 전면 규탄
김병주, 18일 국회 증인 출석 여부 관심…금감원도 검사 착수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이 이번엔 홈플러스 본사 앞에 모였다. 이들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태해결에 직접 나설것을 촉구하며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14일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와 카드사들의 사기채권 발행 판매 행위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홈플러스가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대위 측이 긴급 마련한 자리다.
이의환 비대위 상황실장은 "이번 사태로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누워있는 분들이 계신다"며 "피해자들이 힘들다는 건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어제 홈플러스는 언론에서 신용평가 점수가 (낮아지기 전에) 미리 알았냐는 의문이 제기되니, 신영증권 등 증권사들이 발행한 것이라 자신들을 몰랐다고 이야기했다"며 "오늘은 모든 책임을 지고 모든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또 어느 채권인지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업회생절차로 불편을 겪고 있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협력사와 임대점주에게 지불해야 하는 상거래채권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홈플러스가 변제 대상으로 ABSTB도 주겠다는 것인지, 담보물권만 있는 것을 주겠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일정 역시 분명하게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실장은 홈플러스 측이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전단채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할 것을 사전에 알았음에도 발행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들이 확인 한 바 홈플러스는 꾸준히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었고, 영업이익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하락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날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경 신용평가사 한 곳의 실무담당자로부터 당사 예상과는 다르게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밝힌 회사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부분이다. 당시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단기자금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실장은 "홈플러스가 (지난달) 27일 오후 늦게 신용 등급 하락을 통보받았다는데, 모바일상에서 장외거래는 28일 오후 4시까지 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발행한 채권을 증권사든 카드사를 통해 판매 중단을 요청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피해자들을 막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MBK와 카드사들을 향한 책임도 촉구했다.
이 실장은 "평판 리스크와 신용을 중심으로 먹고사는 기업인 MBK가 신용등급 하락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을 리 없다"며 "홈플러스와 같은 거대한 기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는 점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사 역시 이 채권이 위험하다는 것을 다 알았을 것"이라며 "MBK가 롯데카드 지분 68%를 갖고 있다"면서 "위에서 사전공모를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터무니없는 상거래 질서를 해치는 행위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비대위는 다시 한번 전단채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ABSTB가 금융채권으로 분류되면, 법원에 채무조정에 따라 이곳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해는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홈플러스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전단채를 매입한 모든 피해자에게 피해액 전액을 즉각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와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 회장 등 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는 오는 18일 열리는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사태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 김 회장을 비롯해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 5명을 증인으로 불러낸다.
전날 금융감독원 역시 홈플러스 회생 신청 관련 CP 인수 증권사인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 2곳에 대한 검사를 착수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의 검사는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전자단기사채 판매나 세일즈 앤드 리스백 과정 중 리테일 판매 등의 논란에 대해 감독 기관으로서 해야 하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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