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광석 기자
  • 입력 2025.04.19 12:00

관련 계열사 자금 조달 및 1분기 실적 부진 전망

HD현대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서울 계동 사옥.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서울 계동 사옥. (사진제공=HD현대)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HD현대가 정유·석화·건설기계 부문 부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룹 핵심인 조선 및 관련 부품 계열사는 견조한 실적에 수주 전망도 좋지만, 그 외의 사업은 수익성 악화 및 전방산업 부진에 맥을 못추고 있다.

19일 정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조만간 25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일반 채권과 같이 확정된 이자를 지급하지만, 주식처럼 만기와 상환 의무가 없어 부채와 자본의 성격을 함께 띄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서 자본으로 인정되기에 기업의 자본 확충 수단 중 하나로 이용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4년 10월에도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 및 정제마진 하락 등 구조적 불황을 겪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악화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달 중 신종자본증권 관련 공시를 할 예정"이라면서 "재무구조 악화라기보다는 안정적 현금 흐름 유지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비상장사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가 있다. 현재 한국기업평가는 HD현대오일뱅크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하고 있는데, 추후 원활한 거래를 위한 대비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앞서 HD현대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67조7656억원, 영업이익 2조98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5%, 46.8%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이는 HD한국조선해양 등 조선 계열사 실적 호조에 따른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4% 늘어난 30조4686억원으로, 매출액만 따지면 핵심인 조선 계열사보다 비중이 높다. 그러나 지속적인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58.2% 줄어든 2580억원에 그쳤다.

건설기계 시황이 좋지 않은 만큼 HD현대 관련 계열사의 실적도 우려가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사이트솔루션 자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각각 379억원, 68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3%, 25.9% 줄어든 수치다.

전방산업인 부동산 시장 수요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둔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계 수출량은 5만6323대로 전년 대비 36.8% 감소했다.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리튬 등 광물 수요가 급감한 것도 건설기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7조7731억원, 영업이익 43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1%, 40.3% 줄어든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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