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29 18:00
에어부산, 영업익 전년比 40% 이상 감소…제주항공은 96%↓
전문가 "고환율·고유가 영향…2분기 단거리 수요 반등 기대"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4곳의 실적이 모두 부진할 전망이다. 항공기 사고로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성수기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데다, 고환율과 고유가 등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최근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 2496억원, 영업이익 40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 43.4% 감소한 수치다.
에어부산 측은 1월 발생한 항공기 화재에 따른 기재 손실과 운항 축소로 사업 계획을 변경한 것이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환율과 유류비, 정비비 증가 등 외부 요인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가용 기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계절성 수요를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주력 노선인 일본에서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중국과 중화, 동남아 노선 수요에도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지난 22일부터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재운항과 27일부터는 부산-옌지 노선도 주 3회에서 주 6회로 증편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이르면 5월 중순 경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CC 3사도 실적 부진을 겪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연결기준 매출 4478억원, 영업이익 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4%, 96.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월 항공기 사고 영향으로 수송객이 많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올해 1월에 이어 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수송객이 15%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최고 성수기임에도 항공기 사고 이후 공급석을 감소하고, 환불 발생 및 가격 인하 영향으로 성수기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저비용 항공사 간 경쟁 심화로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진에어는 별도기준 1분기 매출 4163억원, 영업이익 658억원으로 각각 3.3%, 33.2% 줄어들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LCC 최대 성수기지만, 지난해 말 무안공항 사고 여파로 근거리 여행 심리가 위축됐다"며 "진에어의 국제선 여객 수는 9% 증가해 LCC 중 가장 좋았지만, 운임이 10%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1% 늘어난 44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8억원으로 50.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이 같은 실적 부진 배경으로 ▲사고에 따른 수요 위축 ▲고환율 장기화 ▲유가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실제 지난 3월 말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를 기록해 1년 전(1340원대)보다 120원가량 상승했다. 유류비·정비비 등 고정비 부담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기재 가동률을 높이고 수요가 많은 노선 위주로,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정해 수요 극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환율과 유가 등 외부 요인이 개선될 가능성은 작게 점치면서도 단거리 노선의 수요가 증가해 다소 상쇄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 전체 여객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환율과 고유가 등이 항공사의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특히 제주항공 사고 여파가 단일 항공사를 넘어 LCC 전반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에도 환율과 유가 상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작아 항공사의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단거리 노선 수요는 증가할 여지가 커 일부 실적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기 사고 여파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피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며 "현재 9개 LCC 업체 간 과열된 경쟁 구도 또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3분기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행 수요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