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1 16:04
분기 1회 도박 예방 교육 의무화…훈련병 전화 사용도 제한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국방부가 병영 내 불법 도박 확산을 막기 위해 '부대관리훈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에 병사 급여가 불법 자금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제도권 금융에 안전하게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신한·기업·하나은행이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협상을 진행 중이다.
은행권은 나라사랑카드 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한다. 병역 초기부터 금융접점을 선점해 복무 중에는 소액 예·적금과 체크카드 소비를 유도하고, 전역 이후에는 신용카드·대출·보험 등으로 금융상품을 확장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복무 기간 동안의 거래 기록이 누적되고 카드가 장기 유지되면, 전역 후 신용 기반 금융거래로의 전환도 자연스럽다. 은행 입장에서는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병사의 '금융 생애주기 전체'를 설계할 수 있는 접점인 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병사 급여는 제도권 금융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다.
급여 자산이 예·적금이나 카드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불법 도박이나 가상자산 투자 등 비제도권 경로로 유입되는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사이버 도박으로 형사입건된 병사는 440명으로 2022년(299명)보다 약 47%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국방부는 지난 9일 '부대관리훈령'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라 전 장병과 군무원은 분기 1회 이상 도박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각 부대는 전담 교관을 지정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또 도박 고위험군 선별, 병영생활상담관 연계, 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 사후 관리 조치도 함께 담겼다. 단속 중심의 기존 대응에서 예방·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병영 내 스마트폰 사용 기준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병사 전원이 평일 오후 6시부터 9시, 휴무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사용할 수 있었지만, 훈련병에 한해 휴무일 사용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군 병원 입원자는 예외다.
금융권은 이 같은 조치가 병사 자산의 유출 경로를 축소하고, 제도권 금융과의 연결 여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대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낮아 단기 수익성은 제한적이지만, 고객 접점 확보 차원에서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제도 변화로 병사 통장에 여유 자금이 일정 부분 쌓이게 되면, 직접적인 상품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금융 습관 형성이나 관계 유지 측면에서 간접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