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8 13:18

[뉴스웍스/캘거리(캐나다)=이한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취임 첫 정상외교 무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 9개국 정상과의 숨가쁜 연쇄 회담을 소화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귀국으로 한미 정상회담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공항을 떠나 한국시간 19일 새벽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1박3일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브라질·멕시코·인도·영국·유럽연합(EU)·일본·캐나다 등 9개국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순방 첫째 날인 16일 캐나다 도착 직후 남아공과 호주 정상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남아공에 많이 진출해 있다"면서 "한국 기업의 투자와 진출이 더욱 확대돼 좋은 관계를 이어가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숙련된 인적 자원과 제조업 분야의 발전상을 배우고 싶다"고 화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남아공이 의장국을 맡은 G20 정상회의 초청을 받았다.
앤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의 만남에서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자원외교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알바니지 총리를 초청했으며, 알바니지 총리는 참석을 약속했다.
둘째 날인 17일 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연쇄 회담을 이어갔다.
룰라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인 브라질과의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의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가기로 했다. 특히 10년 만에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멕시코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중남미 최초의 국가이자 우리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임을 강조하며 경제협력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셰인바움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멕시코 투자를 높게 평가하면서, 첨단기술 분야 등에서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모디 총리는 양국간 상호 긴밀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앞으로 고위급 소통을 활성화하고 호혜적 경제협력, 핵심기술·국방·방산 등 전략적 협력과 문화 협력을 더욱 확대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당초 예정되었던 공식 환영식이 지연됨에 따라서 그 시간대에 영국, EU 정상들과도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G7 회원국 정상 중에서는 영국과 처음 정상회담을 가졌다. 키어 스타머 총리와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글로벌 파트너로 부상한 한영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교역, 투자, 디지털, 공급망, 청정에너지 분야를 포함해서 더욱 다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으며 앞으로 이를 위해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FTA를 진전시키는 데도 의견을 모으고,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는 지난주 통화에 이어 이날 처음으로 만났다. 두 정상은 올해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산업, 공급망, 문화, 인적 교류를 비롯해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또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오랜 이웃인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특히 앞으로 새롭게 다가올 60년간 미래 지향적인 한일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셔틀 외교' 재개 의지도 다졌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의 잠수함 획득 사업에 대해서 언급하고, 전반적으로 양국 간의 방산 협력, 국방 역량 강화에 대해서 협력하자고 했다. 카니 총리는 "한국의 방산 역량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오랜 우방국인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로 ▲한국 민주주의 복원 홍보 ▲정상 외교 복원 ▲국익 중심 실용외교 실현 ▲한국의 비전과 역할 제시를 꼽았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국제사회에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을 알리는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만난 정상들 대부분이 한결같이 국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한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또 위 실장은 "한국의 정상 외교는 완전히 복원됐다"며 "취임 열흘여 만에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주요국 정상과 만나서 친분을 쌓고, 정상 차원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지난 6개월여 간 멈춰 있던 정상 외교의 공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용외교 실현과 관련해선 "국익을 기초한 실용 외교의 첫걸음을 뗀 성과가 있었다"며 "거의 모든 양자 회담에서 예외 없이 무역, 투자, 통상, 공급망, 에너지 등 우리 경제와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 협력을 진전시키는 방향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위 실장은 "세계 경제 안보의 대전환 속에서 글로벌 현안 논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우리의 비전과 역할을 분명히 했다"며 "G7 플러스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의 구축, 핵심광물 공급망의 협력, 그리고 AI 글로벌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AI 협력 비전을 제시하면서 에너지 안보, 그리고 AI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강점과 리더십을 각인시켰다"며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앞으로 이재명 정부는 정상외교를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던 한미 정상회담은 최종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귀국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장 빠른 계기를 찾아서 다시 주선하려고 한다"며 "나토 정상회의에 가게 된다면 그렇게 될 공산이 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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