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30 12:00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2024년 기관전용 사모펀드 수는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실질 투자와 회수 성적은 뒷걸음질쳤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활력은 줄고, 대형 운용사만 살아남는 양극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총 1137개, 약정액은 153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 12.6% 증가했다. 운용사는 437개로 3.6% 늘었다.
하지만 양적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부실했다. 같은 해 전체 투자금액은 24조1000억원으로 전년(32.5조원) 대비 25.8% 감소했고, 회수금액 역시 18조5000억원으로 1.6% 줄었다. 특히 실제 투자기업 수는 431개로, 2년 연속 줄며 투자 위축이 현실로 드러났다.
수치만 놓고 보면 회수금액이 준 데 비해 해산된 펀드는 오히려 45개나 증가했다. 그만큼 미회수 상태로 펀드를 정리하거나 손실을 감수한 회수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업종별 투자 흐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제조업 투자는 12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원 넘게 빠졌다. 반면 하수·폐기물 처리·재생업 투자 비중은 5배 가까이 늘며 단기간 급부상했다. 다만 정보통신, 과학기술, 유통 등은 일제히 투자 위축세를 보이며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역별로도 마찬가지다. 국내 투자는 줄었고, 해외 투자 감소폭은 더 컸다. 특히 아시아 투자액은 전년 대비 61.5% 줄었고, 유럽은 90% 급감해 글로벌 분산 효과 역시 사실상 무력화됐다.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의 구조도 더 불균형해졌다. 출자약정액 기준 대형 GP 비중은 66.2%로 증가한 반면, 중소형 GP는 줄거나 제자리걸음이었다. 펀드 수 기준으로는 소형사가 가장 많지만 실제 자금은 대형사로만 몰리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규 펀드 조성도 문제다. 2024년 신설된 펀드는 173개로 전년 대비 26개 늘었지만, 신규 약정액은 19조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2.7%에 그쳤다. 특히 대형펀드는 수와 금액 모두 줄었고, 전체 신설펀드의 70%를 차지한 소형펀드는 여전히 투자 실행력이 떨어지는 구조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의 대형GP 선호 경향이 뚜렷하고 신규 GP들의 지속적인 시장 진입으로 인해 업력이 부족한 중소형 GP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