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12 17:25
조합 근로자에 사은품 선착순 증정…"은행 직원은 현금 지원"
농축협 노조 "구조적 차별 규탄"…사측 "사업 구조상 불가피"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지역 농축협 근로자들이 NH농협금융의 구조적 차별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NH농협카드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업무를 수행한 농축협 근로자에 대해 NH농협은행 직원보다 적은 실적 보상을 제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H농협카드는 지난 21일부터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업무를 담당한 영업점 직원들에게 실적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해당 업무를 담당한 NH농협은행 직원들에게는 지급 건당 2000원의 현금 인센티브가 지원됐다. 반면 농축협 근로자에게는 50건당 '추진용 사은품' 1박스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은품도 선착순으로 지급돼 실적 보상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덕종 전국협동조합본부 위원장은 이번 근로자 프로모션 차등 지급에 따른 불공정이 농협 내 고착화된 구조적 차별 대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NH농협금융지주의 행태는 8만명의 지역 농축협 노동자들에게 무한의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며 "오랜 기간 진행된 지역 농축협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무시의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호동 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H농협은 이성희 전 회장 재임 시절에도 노사 갈등을 겪은 바 있다. 2022년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 전 회장은 농협경제지주 계열사인 남해화학 비정규직 노동자를 집단 해고해 감사위원으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기도 했다.
이어 전국협동조합 측에서는 이 전 회장 재임 시절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명절 선물을 다르게 지급하는 등 차별 대우가 전임 회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NH농협카드 측은 소비쿠폰 지급 업무에 대한 인센티브 차등 지급은 '세제상·법률관계상'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협동조합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농협중앙회는 직접 경제 사업과 신용 사업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2012년 경제 사업과 신용 사업 부문을 각각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라는 자회사로 분리한 바 있다. 이에 NH농협은행과 NH농협카드는 농협금융지주 산하로, 지역 농축협은 별도의 법인으로 농협금융지주의 업무를 위탁받아 진행해 왔다.
결국 1100여개의 협동조합이 별개 법인으로 존재함으로써, 위탁사인 지역 농축협에 성과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 농협금융지주 측의 설명이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예외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업무 대응으로 바쁘실 창구 직원분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함"이라며 "지역 농축협과 NH농협은행 측은 소속 법인이 달라 매번 동일한 행사, 이벤트,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