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03 15:17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밤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매우 적대적인 외국 침략자를 상대로 자유를 확보하도록 도울 목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중국 시 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할지가 답변돼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다"며 "나는 그들이 그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이번 전승절을 통해 2차대전 승전과 관련한 미국의 역할을 저평가하는 동시에 중국의 역할은 강조함으로써 2차 대전에 대한 역사를 새로 쓰려고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용기와 희생을 강조한 것은 '플라잉 타이거'(Flying Tiger)로 불리는 미군 조종사들의 대중국 지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본을 견제하고 중화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1941년∼1942년 비밀리에 군 조종사들을 의용군 형태로 보낸 바 있다.
결국 이번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이 66년만에 자리를 같이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 맞선 '세력 과시'라는 평가가 나온 상황에서 현재의 중국이 있기까지 미국의 기여가 컸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당신(시진핑)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니컬한 역설 화법을 통해 북중러 연대에 대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 등 권위주의 통치자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외교적 성과를 끌어낼 수 있다고 장담해왔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러 정상이 반미 연대를 꾀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명확히 한 것은 일종의 좌절감의 표현으로 읽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갈라치기' 하기 위한 모색에 나설 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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