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5.09.11 14:04

"李정부, 세부사항 미확정 상태서 다 잘 된 것처럼 외부 발표"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김건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에 대해 "비정상적인 외교"라고 질타했다. 

김건 의원은 11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내 정치적 고려로, 세부사항이 확정되지도 않았음에도 마치 모든 것이 다 잘 된 것처럼 외부에 발표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먼저 조지아에 구금되었던 우리 국민이 내일 귀국하게 된다는 소식에 안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지만, 부디 이번 정부의 발표는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피력했다.

김 의원은 "저는 35년 동안 대한민국 외교에 몸 담았던 외교관이자,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서 이번 구금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보였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선 '美 조지아주의 한국인 구금사태'에 대해 회고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틀 만인 지난 7일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부 부처와 경제 단체, 기업이 한마음으로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 석방교섭이 마무리 됐다'면서 '전세기가 곧 출발한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그 호언장담은 허언이 됐고, 정부는 '미국측의 사정'이라며 우리 국민 300여명의 송환이 돌연 연기되었다고 통보했다"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여기에서 이재명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문제점이 드러난다"며 "바로 국내 정치적 고려로, 세부사항이 확정되지도 않았음에도 마치 모든 것이 다 잘 된 것처럼 외부에 발표를 하니 세간에서는 '희망고문 외교', '김칫국  외교'라는 비난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중요한 사항을 미루고 미루다보면 잘 될 수 있다는 '기우제 외교'가 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당장은 지지율 하락을 모면하고 잠시의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결국 우리 국민을 기만한 것이 되고, 상대방에게는 협상 카드를 헌납해서  국익을 해치는 행위"라며 "그 모든 피해는 우리 기업, 우리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뿐"이라고 규탄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유사한 실책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또 다른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한미정상회담 직후,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된 회담'이라고 했다"며 "진실은 어떠하냐. 양국간에는 3500억불 투자펀드 세부사항 이견으로 큰 틀의 합의문조차 만들기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이어 "국내 정치적 고려로 성공으로 포장하는데 급급할 때,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25% 대미관세를 부담해 미국 시장 경쟁력이 무너지고 있다"며 "그렇게 호언하던 반도체 최혜국 대우도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개탄했다. 

외교관 출신의 김 의원은 "외교가에는 오랜 원칙이 있다. Nothing is agreed, until everything is agreed"라며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외교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는 가장 기본적 상식에서조차 벗어난 ‘비정상 외교’다. 아무것도 정해졌다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치 모든 것이 잘 된 것처럼 국민을 속이는 ‘희망고문 외교’다. 한 나라의 외교를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이지만, 외교는 죽고 사는 문제"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내정치적 포장술을 외교에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오직 국익에 입각한 외교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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