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23 12:00
총자산의 0.8% 투자…EOD 줄었지만 손실 확대 가능성 상존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이 55조원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 부문은 수요 위축과 높은 공실률로 회복세가 늦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맞춤형 감독을 강화해 리스크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총 5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5000억원 감소했으며, 금융권 총자산(7392조7000억원)의 0.8%에 해당한다.
업권별로는 보험사가 30조3000억원(54.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은행 12조1000억원(21.9%), 증권 7조5000억원(13.6%), 상호금융 3조4000억원(6.1%), 여전사 2조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북미 투자 비중이 34조4000억원(62.1%)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유럽 10조3000억원(18.5%), 아시아 3조7000억원(6.7%), 기타 및 복수지역 7조원(12.7%) 순이었다. 만기 구조를 보면 올해까지 5조8000억원(10.4%), 2030년까지 37조1000억원(66.8%)이 도래할 예정이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는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 규모(32조9000억원) 중 2조4900억원(7.57%)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는 선제적 손실인식 등 영향으로 전분기(2조5900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산업·주거시설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CPPI)는 2023년 저점(121.5)에서 올해 3월 127.7까지 상승했으며, 유럽도 같은 기간 96.6에서 100.0으로 회복했다.

다만 오피스 부문은 근무형태 변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높은 공실률로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글로벌 오피스 공실률은 20.4%에 달했으며, 산업시설(7.0%), 아파트(6.3%), 소매시설(10.4%)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오피스 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손실 확대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은행(총자본비율 15.68%), 보험(지급여력비율 197.9%), 증권(순자본비율 818.5%) 등 업권별 손실흡수 능력이 충분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오피스 자산에 대한 손실 인식 적정성 점검과 감정평가 시의성 강화 등 맞춤형 감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대체투자펀드 자산의 주기적 외부평가를 의무화하고,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개정을 업권별로 순차 완료해 건전한 투자 관행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