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5.09.24 14:08

"'두 국가' 지지·인정하는 입장에 서 있진 않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KTV 유튜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KTV 유튜브)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3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한반도 비전으로 제시한 '엔드(E·N·D) 이니셔티브' 구상과 관련해 "세 가지 요소들은 각각 하나의 과정으로서 서로 간의 우선순위와 선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앞으로 남북 대화와 미북 대화 등을 통해서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 과정이 서로서로 상호 추동하는 구조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엔드(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며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엔드(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선포했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이 E·N·D 이니셔티브의 교류, 관계 정상화, 관계 개선 그리고 비핵화의 원칙들은 과거 남북 간의 합의와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서도 강조된 원칙들로서 이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접근법을 통해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국제사회 앞에서 밝히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 실장은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남쪽과의 대화에 아주 부정적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 입장은 이렇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위 실장은 이어 "우리는 이러한 과정들을 추동함으로써, 그런 여러 과정들이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우리의 방향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정상화라는 거는 지금의 남북 관계가 극도의 대립과 긴장으로 점철돼 있기 때문에 그런 상태를 긴장 완화, 신뢰로 바꾸겠다는 거고, 그 과정은 교류를 통해 시작해 보겠다, 그것이 또 좀 더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이행이 되고, 또 궁극적으로는 비핵화의 과정을 추동하는 구조로 추진해 보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비핵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E·N·D가)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세 가지 목표들은 다 나름 중요한 의의를 갖는 목표들이기 때문에 잘 조율하여 움직여 가야 되겠다"며 "가령 다른 쪽은 전혀 안 되고 한쪽만 급속도로 진전한다, 그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가 바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느냐"며 "교류 협력도 긴 과정이고, 관계정상화도 오래 걸리는 긴 과정이고, 그 중간중간에 거쳐야 될 단계들이 많이 있는 거고, 비핵화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니까 이런 세 과정을 꾸려 나가면서 서로 추동력이 있게 조율해 가면서 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 실장은 "두 국가를 지지하거나 인정하는 입장에 서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입장은 '남북관계는 통일될 때까지의 잠정적인 특수 관계다'라고 하는 기본 합의서의 입장에 서 있다"며 "물론 국제적으로는 유엔에 동시에 가입해 있는 두 국가의 모습이 나와 있지만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는 우리는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 헌법에도 맞는 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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