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광석 기자
  • 입력 2025.10.05 08:00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 앞세워 3~4년치 이상 일감 확보
성수기 4분기에는 수십억달러 규모 해양설비 발주도 대기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현대)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올해 글로벌 신규 선박 발주량 둔화세에도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 수주 전략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글로벌 신조 누적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는 다시 불황 사이클에 접어들었다기보다는 지난 2024년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대형 계약 발주량이 워낙 많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높은 신조선가와 미국발 관세위협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선주들이 발주를 미루는 것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박 발주는 줄었지만, LNG나 메탄올 같은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조선소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인 만큼, 추후 조선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비록 전체 발주량은 감소했지만, 빅3는 LNG 운반선 및 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며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3분기 총 수주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초 3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계약을 따내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 시점에서 연간 수주목표를 15.1% 초과 달성, 이미 3~4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73억달러 수주액을 달성한 삼성중공업도 올해 98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LNG 운반선 등을 집중 수주하고 있다. 올해 수주목표를 90억달러 이상으로 설정한 한화오션도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특수선 부문에서 미국 해군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착실히 늘리고 있다.

더욱이 조선업 성수기라 볼 수 있는 4분기에도 고부가가치 상선에 이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대형 수주가 기대된다.

한화오션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내세운 '장보고-III 배치-II' 시범운용 모습.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오션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내세운 '장보고-III 배치-II' 시범운용 모습. (사진제공=한화그룹)

HD한국조선해양은 LNG 운반선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데다, 친환경 엔진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마스가 프로젝트 발동에 따른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코랄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추가 작업과 미국 델핀(Delfin)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올해 안에 최종투자결정(FID)을 거쳐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FLNG는 1기당 15억~25억달러에 달하는 고가 프로젝트로, 삼성중공업의 연간 해양설비 부문 수주목표인 40억달러 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과의 조선·방산 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한화오션은 특수선 부문 강점을 바탕으로 미 해군 MRO 사업과 함께 폴란드·중동·캐나다 등에서의 잠수함·호위함 등 군함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해양설비 부문에서도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 1~2건의 수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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