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0.03 09:52
임금 3.1% 인상, 금요일 1시간 단축 등 교섭 완료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회가 주4.5일제 도입을 위한 첫 합의를 도출했다.
지난 4월 상견례 이후 6개월간 이어진 산별중앙교섭의 결과로, 금융권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제도권 테이블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융노조는 3일 사용자협회와 2025년 산별중앙교섭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임금 3.1% 인상 ▲금요일 근무 1시간 단축 ▲주4.5일제 도입 TF 신설 등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주4.5일제는 금융노조의 핵심 요구안이자, 경영진과의 최대 쟁점이었다. 김형선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지 7일 만에 합의가 이뤄진 점을 강조하며 "2025년은 주4.5일제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올해 주4.5일제 도입에 필요한 쟁점과 대상을 선별·검토하고 2026년 산별교섭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제도화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대립해온 '노동시간 단축' 의제를 공동의 목표로 설정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금융권이 사실상 주4.5일제 실험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 합의의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행과정에선 논란이 불가피하다. 은행·보험·카드 등 업종별로 영업 구조와 고객 접점이 달라 노동시간 단축의 파급효과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창구 업무 비중이 높은 은행권은 고객 불편과 서비스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주4.5일제 도입은 단순한 근로시간 단축이 아니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맞물린다"며 "AI 상담·비대면 영업 확대 등 시스템 개선 없이는 생산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담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금융권 내부 협약을 넘어 향후 다른 산업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주4.5일제 파일럿 프로젝트가 검토 중인 가운데 금융권 노사가 제도 도입을 위한 첫 TF를 공식 출범한 것은 상징적이다.
금융노조는 오는 13일 지부대표자 회의를 열어 합의 내용을 공유하고 협약 조인식 날짜를 조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