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5.10.07 00:00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추석 연휴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 점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APEC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우리나라가 당면한 외교 현안을 풀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과 미중 정상회담 중재, 북핵 문제 해결 돌파구 마련 등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달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치러지는 APEC 정상회의는 21개국 정상과 각국 대표단, 경제계 주요 인사 등이 방한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다자외교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자세로 철저하게 준비, 또 대비하라"고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참석을 위해 6년 만에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만약 성사될 경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두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세부 조율 등 관세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투자 방식 등을 두고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요구한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세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APEC에 앞서 오는 26~28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뒤 오는 29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APEC 정상회담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30일 국내 통신3사와의 인터뷰에서 "낙관론을 피력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태 어려운 협상을 끌어온 경험치로 유추하자면 크게 비관적이지 않다"며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APEC 정상회담이 하나의 계기일 수 있다"며 "일단 그것을 모두가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하면서 첫 한중 정상회담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 관게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다. 

이에 미중 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온 한국의 외교적 중재 역할도 주목받게 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PEC 계기 깜짝 북미 회동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만큼 사전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경우 북미 대화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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