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0.13 14:37
착공 후 3년간 사망사고 3건…배터리 합작공장서만 올해 2명 사망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복합단지 건설 현장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기습 단속에 앞서 잇따른 안전사고로 악명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현대차가 2022년부터 건설 중인 이 공장에서는 지금까지 총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총사업비가 76억달러(약 10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임을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첫 번째 사망 사고는 착공 6개월 뒤인 2023년 4월 발생했다. 도장 공장의 철골 구조물 위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소속 30대 노동자가 18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사고 당시 그는 안전 로프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철골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줄이 끊어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봄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두 차례 지게차 관련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한 현장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여 사망했고, 두 달 뒤인 5월에는 다른 노동자가 지게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미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현재 해당 사망사고 등에 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WSJ이 확보한 연방 기록에 따르면 사망사고 외에도 수십 명의 근로자가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일부는 안전 장비 없이 고압가스 작업을 하다 감전되거나, 지게차에 깔리는 등 심각한 중대재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전·현직 근로자 20여명 및 현장 안전 담당자 인터뷰를 인용해 현대차 공장은 경험이 부족한 이민 노동자가 대거 투입된 데다 안전 교육과 관리가 부실해 사고가 빈번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대차가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았고, 안전 규제 당국 역시 위반 방지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법인 CEO는 WSJ에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조지아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이 생산 일정·비용·이익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으며, 불법 고용이나 비윤리적 노동 관행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은 지난달 ICE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체포되며 논란이 된 곳이다. 한국인 노동자들은 7일간의 구금 후 석방돼 귀국했다. 현재 공장 건설은 재개됐으며, 완공 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