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10.31 09:37

BOJ·ECB 동결에도 달러 인덱스 강세
"단기 급변은 제한적…상단 1435원"

국민은행 딜링룸. (사진제공=국민은행)
국민은행 딜링룸. (사진제공=국민은행)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30원대로 상승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진정세를 보였으나, 미중 정상회담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며 달러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오른 1430.0원으로 개장했다. 전일 1420원선을 오르내리던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번 환율 반등은 미중 정상회담이 근본적인 무역 갈등 해소로 이어지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전날(현지시간) 미·중 회담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20% 관세를 10%로 인하하고, 펜타닐 관련 관세는 철회했다. 중국 역시 희토류 수출 규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법 301조 조사와 일부 산업 보조금 이슈는 협상이 지속되는 동안 유예하기로 하는 등 핵심 쟁점은 그대로 남았다.

이처럼 실질적 진전이 미흡하자 글로벌 외환시장은 안전자산인 달러로 쏠렸고, 원화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급등 가능성은 낮지만, 글로벌 통화정책의 비대칭 구도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1430원 안팎에서 박스권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서재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맞물리며 전일 원·달러 환율이 1420원 아래로 내려갔지만, 미·중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자 다시 상승 전환했다"며 "대미 투자 우려는 완화됐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만큼 원화의 추가 강세 여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나란히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 달러 인덱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늘 환율은 1425~1435원 범위에서 제한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중 회담 기대감에 전일 한때 1420원을 하회했지만, 협상 결과가 특별하지 않아 다시 상승했다"며 "BOJ의 완화 기조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동조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과 반도체 세부 협의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현재 환율 수준은 다소 과도하다"며 "강달러 흐름에도 단기적으로는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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