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06 15:44
농협유통 연 800억원 적자 "자금·경영 모두 역부족"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농협의 참여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6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전국에 60여개 유통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시장 침체로 매년 약 8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농협은 최근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의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유통업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 중심의 인수 구도 탓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농협이 나서야 홈플러스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왔다. 송옥주 의원은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유통사업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인수를 종용했다.
이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각각 연간 400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고, 이미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했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농협 노조는 "농협 경영진은 홈플러스를 경영개선시킬 능력이 없다"며 "자금력도, 경영능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홈플러스 인수를 추진한다면 그룹 전체가 연쇄부도에 이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특히 "과거 하나로유통 구매사업권을 경제지주로 옮긴 조직개편으로 이미 경영난이 심화됐다"며 "사측이 통합을 미루면서도 외부 인수만 거론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6조9919억원, 영업손실 3141억원, 당기순손실 5742억원을 기록했다. 유통구조 개편 지연과 대형마트 시장 침체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인수 희망기업은 21일까지 예비실사를 마친 뒤, 26일까지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농협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이 막판까지 인수 참여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