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11.10 16:55

강형구 교수 "준비자산 구조 고려하면 신용중개 영향 제한적"

문철우 디지털자산금융학회장이 미국 지니어스 도입 이후 규제 명확화를 통해 신뢰가 형성되고, 이후 사용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문철우 디지털자산금융학회장이 미국 지니어스 도입 이후 규제 명확화를 통해 신뢰가 형성되고, 이후 사용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을 훼손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우려에 대해 학계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을 내놨다.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 구조를 감안하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약을 넘어 디지털금융혁신으로' 토론회에서 학계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한국은행의 우려를 두고 "정책적 경계는 필요하지만, 현재의 불신은 혁신이 거쳐야 할 자연스러운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문철우 디지털자산금융학회장(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은 "한국은행이 제기한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 부족’은 모든 혁신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거부 반응"이라며 "신뢰는 제도와 경험이 축적되며 형성되는 후천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금융은 손실 회피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불신이 더 크게 나타나지만,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실사용이 누적되면 신뢰는 자연히 축적된다"며 "스테이블코인도 결제·송금·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사용이 늘수록 인프라로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른 위험관리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른 위험관리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흡수해 대출 여력이 줄고, 통화정책이 무력화된다는 주장은 구조적 오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을 은행 예금이나 단기 유동성 자산으로 두면, 은행은 그 자금을 바탕으로 기존처럼 대출과 중개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비자산을 국채나 단기 채권(레포) 형태로 운용하더라도, 그 대금은 다시 은행 계좌로 돌아온다"며 "결국 돈이 은행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스템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행은 이미 콜금리, KOFR, 통화안정증권(MSB), 레포 조정, 상설예치제도 등 다층적 통화조절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의 매입·환매가 발생하더라도 레포나 MSB 발행량 조정으로 충분히 중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세계적으로 가장 정교한 통화관리 능력을 가진 중앙은행 중 하나"라며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을 흔든다는 주장은 현실적 근거가 약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강 교수는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 우려도 과장됐다"며 "국내 시중은행들은 매년 막대한 순이자이익을 거두고 있으며, 그 일부를 결제혁신과 통화안정 구조로 환류시킬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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