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11.11 17:35

거래소 '코스피 5000 시대 도약' 세미나…밸류업·향후과제 논의
역사상 '세 번째' 상승장 평가에도 과열 우려…낙관과 경계 '공존'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2층 홍보관에 이재명 대통령이 거래소 방문 당시 작성한 방명록이 붙어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2층 홍보관에 이재명 대통령이 거래소 방문 당시 작성한 방명록이 전시돼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코스피 5000포인트 도달을 위해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기업들의 자발적인 성장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11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사옥 홍보관에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그동안의 밸류업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40년 만의 상승장 진입–2026년 주식시장 및 반도체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한국 시장의 50년 역사에서 43년은 횡보장이었다"며 "평균 상승 기간이 3년 이상 지속된 만큼 2025년은 역사상 세 번째 상승장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증시 상승을 결정짓는 요인은 달러 약세"라며 "1985년과 2003년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던 시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5배에서 3배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PBR이 1.6~1.7배까지 상승하면 코스피 5000 달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1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이 내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5000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11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이 내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5000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김 본부장은 코스피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꼽았다. 그는 "내년 코스피 예상 영업이익은 401조원으로, 올해(294조원) 대비 107조원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 중 74조원이 반도체 업종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증권은 장기적으로 2028년 이후 코스피 지수를 7500포인트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조건으로 정부 정책과 기업 성장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기업 이익 증가와 밸류에이션 상승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올해 주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밸류에이션 확장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대주주의 배당 확대를 유도해 시장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정책이지만, 실제 배당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이 '생산적 금융'을 내세우는 만큼, 비전을 구체화하고 산업·금융 시스템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중국과의 기술 격차 확대, 관세 협상에 따른 제조업 공동화 우려를 감안해 세제 혜택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1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11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좋은 기업이라도 알려지지 않으면 투자받기 어렵다"며 "기업이 연구개발(R&D)과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려면 규제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을 경고했다. 그는 "신용융자 잔액이 연초 9조원에서 16조원으로 78% 증가했고, 레버리지 상장시수펀드(ETF) 투자액도 47% 늘었다"며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조정이 발생할 경우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내년에도 글로벌 유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전략이 내년 상반기 안에 적극 시행돼야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향후에도 '코스피 5000 시대'를 향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과 연계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과 거래시간 연장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가상자산 ETF·STO 시장 개설 등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개선해 기업들이 합리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를 정착시키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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