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8.22 07:00

몸집 키운 뒤 디지털 경쟁력 통해 리테일 선점
현지 핀테크와 발 빠른 제휴로 젊은 고객 유입↑

신한베트남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신한은행)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시중은행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거둔 순이익은 약 2600억원에 달한다. 이중 베트남 법인이 48%인 126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은 외국계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고 있다. 8월 현재 5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2022년 기준 총자산 및 당기순이익 등 재무실적 부문에서도 외국계 은행 1위를 달성했다.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결실을 보기까지 3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1993년 대표 사무소를 설립한 뒤 2009년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으로 전환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후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2011년 신한비나은행, 2017년 호주 ANZ은행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며 현지에서 영업 기반을 넓혔다.

지난 18일 베트남 호치민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신한은행 베트남 진출 30주년 기념식에서 서승현(왼쪽부터) 신한은행 그룹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PHAM TIEN DZUNG 베트남중앙은행 부총재, PHAM QUANG DZUNG VietcomBank 회장,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지난 18일 베트남 호치민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신한은행 베트남 진출 30주년 기념식에서 서승현(왼쪽부터) 신한은행 그룹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PHAM TIEN DZUNG 베트남중앙은행 부총재, PHAM QUANG DZUNG VietcomBank 회장,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몸집을 키운 뒤에는 현지화에 집중했다. 신한은행은 지금도 자산·고객·직원 등 3대 핵심 지표를 현지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지 고객을 적극 유치해 베트남 통화 자산을 증대하겠단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지 직원 비율도 97%로 높여 한국 기업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베트남계 은행으로 탈바꿈했다.

앞으로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디지털로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간편결제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핀테크 기업인 ZALO, Payoo, MoMo, VN페이 등과 제휴를 확대하고 전자지갑 송금을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전자지갑 대출서비스, 모기지대출 등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베트남 내 최초로 삼성과 제휴를 통해 삼성페이 서비스도 선보였다.

또한 베트남 내 이커머스 기업인 TIKI와 업무 협약 및 지분인수를 계약해 100%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디지털 컨슈머론을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 현황. (표=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 현황. (표=신한은행)

이 같은 노력으로 신한은행 모바일 플랫폼인 '베트남 쏠'은 2023년 1분기 기준 가입자 수가 111만명을 기록했다. 2021년 가입자 수가 6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베트남 성장 배경에는 신한은행만의 디지털 전문조직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이 현지에서 디지털·IT 전문 자회사인 SBJ DNX를 설립했다면 베트남에선 디지털 사업 전담 추진 조직 'Future Bank Group'이 주인공이다.

신한은행은 Future Bank Group을 독립 조직으로 설립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Grap페이, QR결제, 이커머스 결제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디지털 제휴업체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채널 다변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와 같이 새롭고 다양한 디지털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신한은행과 거래하지 않고 있는 젊은 고객을 은행으로 유입시키고 현지 은행 대비 부족한 채널을 디지털뱅킹으로 만회하는 등 경쟁은행이 시작하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창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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