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1.31 10:58
VD·생활가전사업부 8년여 만에 분기 적자 전환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경기 침체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믿었던 주력 사업들이 크게 휘청이며 전체 실적이 급감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은 영업이익이 10분의 1도 안되게 쪼그라 들었고, 생활가전 사업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1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97%, 영업이익은 68.95% 감소했다.
연간 기준 매출은 302조2314억원으로 연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악화된 수익성으로 다소 빛이 바랬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4분기 실적 충격은 메모리 반도체 한파로 통상 영업이익의 60~70%를 담당하던 반도체가 휘청인 탓이 컸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4분기 매출은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7% 급감하며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영업적자를 낸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증권가가 전망하던 1조원대 영업이익에도 한참 못 미쳤다.
메모리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속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 및 연간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부문도 꼬꾸라졌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5조8500억원, 영업손실 6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VD·생활가전사업부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유로화와 이머징 국가 통화 약세의 영향을 크게 받은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D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Neo QLE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생활가전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MX·네트워크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7% 감소한 26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36.1% 감소한 1조7000억원이다. MX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반면 네트워크는 국내 5G망 증설과 북미 등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하만은 전장사업 매출 증가와 견조한 소비자 오디오 판매로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시설 투자는 20조2000억원이다. 사업별로는 DS부문 18조8000억원, SDC 4000억원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53조1000억원이 집행됐다. DS 47조9000억원, SDC 2조5000억원이다.
메모리의 경우 평택 3, 4기 인프라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 등 첨단 기술 적용 확대, 차세대 연구 개발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파운드리는 평택 첨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와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3나노 초기 생산 능력과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집중했다.
SDC는 중소형 플렉시블 생산 능력 확대와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