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6.14 15:00

실적 악화 속 적립·할인형 카드 솎아내기…연회비 1만원 이하 상품 전멸

KB국민카드 본사 전경. (사진=이한익 기자)
KB국민카드 본사 전경.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올해 카드사 실적이 눈에 띄게 하락하자 고객 혜택을 줄이는 행위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에게 ‘혜자 카드’로 불리는 카드 발급을 중단하며 솎아내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올해만 총 63종의 카드를 단종했다. 기업과 제휴해 발급한 단체모집상품까지 포함하면 146종에 달한다.

단종된 카드 중에선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 대거 포함됐다.

오는 16일부터 신규 발급이 중단되는 탄탄대로 올쇼핑카드는 할인율이 높아 사용 고객이 많았다. 월 150만원 이상 카드를 사용하면 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를 최대 20만원까지 청구 할인해 준다. 최소 실적 인정 구간인 40만원 이상만 사용해도 10% 할인 혜택을 줘 입소문을 탔던 상품이다.

지난 3월 중단된 혜담카드 역시 대표 ‘혜자카드’로 불렸던 상품이다. 이 카드는 고객이 필요한 혜택을 추가, 제외할 수 있고 할인율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지난 10년 동안 사랑을 받았지만 10년 만에 단종됐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탄탄대로 올쇼핑 카드 등 10종은 새로운 브랜드인 위시카드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체계 구축 및 상품관리 효율화의 일환으로 발급 종료된다"고 밝혔다.

겉으론 카드 상품 재구축으로 보이지만 속내는 영업실적 개선을 위한 상품 구조조정 측면이 더 강하다.

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82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어든 성적이다. 실적 하락 원인은 조달비용 증가와 함께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때문이지만 가맹점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게 더 크다. 이 때문에 코로나 이후 카드 사용액은 늘었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카드사는 고객에게 돌아갈 혜택을 줄여가며 이익 보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카드가 단종된 카드를 살펴보면 연회비가 1만원 이하이거나 청구 할인율이 높은 카드가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20일 단종된 29종의 카드 대부분은 연회비 1만원 이하였으며 이달 발급 중단이 예고된 10종의 카드는 할인율이 큰 상품이 많았다. 새로운 위시카드가 이들 상품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회비는 대부분 3만원, 할인 혜택도 이전보다 적어 소비자 선택폭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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