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8.05 08:00
"보험업계 전문성 확충으로 국내 기업보험 시장 파이 키워야"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기업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달로 예상치 못한 변수와 위험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때문에 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다가올 위협과 위기상황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기업보험'이다.
기업보험은 말 그대로 기업이 경영활동 중에 직면하는 각종 위험을 담보해주는 보험상품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이미 보편화 추세에 놓여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보험 시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기업보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충분히 형성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나 문화 등이 아직 완전치 않아서다.
이에 김규정 AON코리아 사장에게 기업보험 시장 현황과 전망 등을 물었다.
아래는 김규정 AON코리아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 AON은 잉글랜드 프로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 스폰서로도 유명하다. 어떠한 기업인가.
"AON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리스크캐피탈과 휴먼캐피탈 전문기업이다.
전 세계 120여개 국가에 500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5만명에 달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을 통해 보험중개 등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글로벌 매출액은 약 16조원이며, 올해 8월 기준 시가총액은 약 85조원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AON코리아는 1986년에 설립됐다. 현재 180여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근무 중이다.
AON코리아는 총 4개 조직으로 구성돼 있으며 ▲보험중개 및 위험관리 컨설팅 ▲재보험중개 ▲단체보험 관리 및 컨설팅 ▲퇴직연금 및 직원복지 컨설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 AON의 핵심 서비스는.
"AON은 핵심 서비스는 보험중개업이다. 쉽게 말해, 보험중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AON은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세계최고 수준의 위험관리 컨설팅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기반해 최적의 보험프로그램을 중개한다.
이후 고객이 보험사고를 당했을 경우에는 사고처리 지원을 통해 고객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힘쏟고 있다."
- AON이 영위하고 있는 '보험중개'란 무엇인가.
"보험중개업은 다양한 보험상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이에 기반해, 소비자와 보험사 간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보험중개사는 보험사를 위해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거나 대리하는 보험대리점(GA)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보험모집 조직이다.
무엇보다 보험중개사는 주로 손해보험 분야 중 하나인 '기업보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보험은 AON의 주 활동 무대이기도 하다. 규모가 12조원에 달하는 국내 기업보험 시장에서 보험중개사가 차지하는 마켓쉐어는 약 15.2%수준이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1997년 4월에 보험중개사 제도를 국내에 도입했다. 이는 OECD보험위원회가 지난 1995년 11월에 보험중개사 제도의 국내 수용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것에 기인한다."
- AON과 일반 보험사와의 차이점은.
"AON은 고객이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적의 보험솔루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보험사의 대리인이 아닌 보험계약자의 편에 서서 기업보험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보험사와 차이가 있다.
기업이 직면하는 여러 위험에 대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보험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보험사와 차이가 있다.
참고로 국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업무의 '대출금융기관을 위한 보험자문 서비스'는 위험을 실제 보유하는 보험사가 아닌 보험중개사가 수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장 또는 해외건설 프로젝트 관련 위험관리 컨설팅을 AON이 주도적으로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해외 국가들의 자국의 보험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역외보험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해외 프로젝트 가동 시, 현지 보험사의 보험상품에 가입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이에 AON은 120여개국에 500여개 글로벌 네크워크를 통하여 한국의 기업들이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현지 실정에 맞는 최적의 보험솔루션을 제공한다."
- 기업보험이란 무엇이며 국내 기업보험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은.
"기업보험은 말 그대로, 기업이 경영활동 중에 직면하는 각종 위험을 담보해주는 보험상품이다.
기업의 경영환경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범위를 벗어나는 신종위험까지 새로 생겨나면서 기업보험은 세계적으로 주요 경영요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가 온난화 등 기후변화 영향으로 대형 자연재해 발생과 대형사고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기업은 물론 보험사 및 재보험사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위험의 종류는 크게 기업의 자산에 대한 물적손해 위험, 재정손실(기업휴지, 사이버, 범죄 등) 위험, 제3자에 대한 각종 법률적 배상책임 위험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보험 시장은 세계적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기업 내에 위험관리 및 보험을 전체적으로 담당하는 전문가를 풀타임으로 고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보험종목에 따라 관련 부서에서 해당 보험을 각각 가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회사 내에 위험관리 및 보험업무 담당자가 있다고 해도, 일정주기로 교체돼 보험에 대한 전문성이 취약하다. 부서 별로 보험에 따로 가입하다보니 일부 보험이 중복되거나 또는 누락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국내 기업들이 보험전담자를 내재화 하거나 보험중개사를 선임해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보험 시장에서 공급자의 역할이 불분명한 것도 문제다. 국내 기업보험시장은 화재 및 자연재해로 인한 대형사고의 증가에 따른 손해율의 악화로 재보험비용의 증가, 판단요율의 경쟁으로 보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기업보험 시장에서 보험사 영업직원, 보험중개사, 보험대리점이 영역 구분없이 상호 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제판분리 정착으로 보험사는 언더라이팅, 클레임 및 자산운용에만 집중한다. 동시에 보험중개사와 보험대리점은 위험관리업무와 보험중개업무에 집중한다.
미국은 이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고 정보비대칭 문제를 완화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갖춰 기업보험 시장 내 전문성 확대와 비용 절감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보험중개사가 상업 신용보험을 제외한 보증보험의 취급을 제한받고 있다는 사실도 아쉬운 부분이다.
보험중개사가 기업들에게 위험관리 및 보험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려면 보험중개사가 취급가능한 보증보험 상품이 지금보다는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 국내 기업보험 시장에서 AON의 역할은. 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 AON의 핵심 서비스는 보험중개이며 그 중에서도 기업보험이다.
때문에 AON은 국내 기업보험 시장 안정화를 위해 10여년 전부터 재보험중개사 역할에서 기업고객에게 직접 원보험중개사 역할로 그 비중을 확대해 오고 있다.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또는 투자시 효율적인 보험서비스를 위한 코리아데스크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AON은 글로벌 스탠다드의 고객위험 분석 정확도 제고, 사고예방 서비스 선제적 제공 등을 목표로 삼고 글로벌 사고지원 서비스 비중도 늘려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화업계, 항공, 해운, M&A 등의 분야에서 높은 마켓쉐어를 점유하고 있다.
기업의 신종위험으로 평가받는 사이버 리스크는 물론 지적재산권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해외 고객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아서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 분야 가입사례가 적은데 그 이유는, AON을 포함한 보험중개사들이 경쟁력 있는 기업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국내엔 아직 여물지 않아서다.
원활한 기업보험 서비스 제공의 여건을 완성시키려면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금융, IT, 건설, 법률, 신재생 분야 등 각종 산업의 전문가를 보험업계로 꾸준히 영입해 업계의 전문성을 더욱 확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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