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08.12 08:00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진제공=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진제공=교보생명)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보험업계 전반에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열린 '교보생명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이처럼 보험업계에 보이지 않는 위기가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회색 코뿔소란 위험징후가 나타났음에도 위기에 무뎌져 더 큰 어려움에 빠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자리에서 신 대표는 "보험업계에 닥친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면 과감한 혁신은 물론 디지털전환(DX)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신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파고를 견뎌낸 '위기극복 전문가'이다. 이를 통해 교보생명의 내실성장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대표가 취임한 2000년, 교보생명은 외환위기 후유증으로 큰 시련에 직면한 상태였다. 그는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대대적인 혁신에 착수했다. 

혁신의 핵심은 고객 중심, 이익 중심의 경영을 통한 내실성장이었다. 특히 2011년부터는 보장유지에 초점을 맞춘 '평생든든 서비스'를 통해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한층 강화했다. 

재무설계사들이 고객과의 정기적 만남을 통해 가입보험의 보장 내용을 설명해주거나 놓친 보험금은 없는지 대신 찾아주는 형태였다. 당시에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영업 방식이라는 평이 잇따랐다.

이와 같은 신 대표의 경영혁신 노력은 재무적 성과로 이어졌다. 신 대표 취임 당시 2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은 현재 매년 5000억~6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고 있다.

해외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도 후하다. 교보생명은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9년 연속 A1등급', '11년 연속 A+등급'이라는 금융권 최고 수준의 신용평가를 받고 있다. 

◆의사로서의 신념이 기업가 정신으로…"신 대표, 사람중심 경영자"

신 대표는 의사와 교육자로 일하다 기업인의 길을 걷게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특히 그는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하며 얻은 경험은 인간존중을 추구하는 '경영철학'의 뿌리가 됐다. 

더해 교육보험, 교보문고를 통해 선대부터 내려온 인본주의 정신은 그가 지닌 '기업가 신념'의 밑거름이 됐다.

이와 같은 신 대표의 인본주의적 경영철학은 국내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호평받고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지난 2010년부터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지수' 생명보험부문에 13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신 대표는 2019년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최고경영자' 초대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같은 해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로부터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실천 경영자대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에는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보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2023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 1996년에 명예의 전당에 오른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에 이어 세계 보험산업 역사상 최초로 부자 기업인이 명예의 전당에 함께 헌액된 것이다.

◆교보생명, 혁신·DX로 기반 다지고 '지주사'로 외연 확장

교보생명은 신 대표의 계획대로 혁신과 디지털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기반해 하반기부터는 '지주사 전환'에 힘쏟을 계획이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션, 사내벤처 제도 등을 통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에 통합 모바일앱 출시로 디지털전환의 기틀을 세웠다. 고객은 이를 통해 보험, 퇴직연금, 대출, 펀드∙신탁 등 금융서비스는 물론 금융계약 정보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이처럼 혁신과 디지털 신성장동력 발굴을 연료 삼아 교보생명은 앞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리딩 금융사'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 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인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주사 전환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

현재 교보생명은 파빌리온자산운용(교보AIM자산운용) 외에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교보리얼코, 교보정보통신, 교보자산신탁, 케이씨에이손해사정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때문에 교보생명 입장에서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마지작 퍼즐조각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손해보험사 중 한 곳을 인수하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환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손해보험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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