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7.07 12:00
부동산 중심으로 자산가치 상승…상속과정에서 70%는 어려움 겪어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50대 남성 A씨는 2남 2녀 중 장남이다. 10년 전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면서 3억원 정도의 자산을 물려줬다. 유언이 따로 없어 동생들과 똑같이 나누자고 했지만, 아버지의 병간호를 도맡은 동생은 고생한 것에 비해 본인 몫이 작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차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 남은 상속문제로 동생과 다시 얼굴을 붉혀야 할 것 같아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A씨가 보유한 자산 규모는 10억원대다. 동생과의 유산 갈등을 경험한 터라 부인과 자녀들에게 분쟁거리를 남기지 않도록 미리 계획을 세우고 싶지만, 세금 때문에 생전에 증여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A씨의 이야기는 국내 중산층이 겪고 있는 전형적인 상속 경험이다. 최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가치의 상승으로 중산층이 잠재적 상속세 부과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속이 더 이상 부자들만의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 중산층 10명 중 8명이 상속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 준비가 필요한 이유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절세(46%)'를 꼽았다.
자산 이전시 상속을 60%, 증여를 40%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을 더 많이 하려는 이유는 비상상황을 고려한 노후 대비를 꼽았다. 반대로 증여에 집중하고 싶은 응답자들은 절세와 자산활용, 자녀의 경제적 안정이라 언급했다.

특히 상속 과정에서 70%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간 분할 분쟁(23%)보다 상속에 대한 준비 부족과 상속 절차상의 어려움(46%), 법률 및 세금 문제에 대한 지식부족(41%), 상속세 등 경제적 부담(29%) 등으로 상속 절차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 과정이 순탄치 않아 상속을 계획하는 중산층 40%가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할 계획이다.
이에 국내 주요 은행들은 유언대용신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0년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고유 브랜드인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선보였다. 최근 김·장 법률사무소와 유언대용신탁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체계적인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은행이 유언장 작성부터 상속 집행, 유산정리까지 관리해주는 '유산정리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가족부터 회사, 재단 등에 해당하는 전반적인 자산을 관리해주는 맞춤형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 '패밀리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유언대용신탁과 관련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신한신탁라운지'를 오픈했다. 'S 라이프 케어'의 유언대용신탁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유가증권, 부동산, 금전채권의 재산신탁 및 종합재산신탁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초고령사회, 상속을 위한 금융상품 운용과 절세를 포함한 법률 컨설팅, 유언장 작성 지원 등에 대한 서비스 수요 증가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자녀가 없는 1인 가구는 일반 가구 대비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활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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