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8.04 11:50

두산, 3사 합병 관련 주주서한 공개
"배당규모 유지·밸류업 적극 추진"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두산 계열 3개사가 4일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서한을 내고, 향후 사업구조 개편 방안에 내한 입장을 내놨다.

이날 두산 계열사 3개사는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서한을 냈다. 이는 최근 '불공정 합병' 논란이 커지자 대표들이 직접 합병 취지를 설명하고, 주주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 신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정정 제출을 요구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도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차입금 7000억원을 줄이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확보한 현금 5000억원을 원전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박상현 대표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돼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AI를 위한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계획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어서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두산밥캣 분할 시 배당수익이 줄어드는 우려에 대해 "배당수익은 두산밥캣의 영업실적에 따라 매년 변동할 수밖에 없고, 두산에너빌리티가 필요로 하는 투자재원에도 한참 부족한 수준"이라면서도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확보하는 1조원을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율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두산밥캣은 소형장비 사업에서 나타나는 AI 기술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이번 사업재편 추진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해 오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 공통 영역인 인공지능 및 무인화 및 자동화 요소 기술 확보를 위해 선도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수합병, 제휴 등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기술확보를 가속화하고 추가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전문용 서비스 로봇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면서 "양사의 투자 프로세스를 일원화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되는 것과 관련해 "이 주식은 주식교환 이전의 두산로보틱스가 아니라 당사와 두산로보틱스가 실질적, 경제적으로 결합된 '통합법인'의 주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양사는 주식교환 완료 이후 신속히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 주식교환 비율에 대해 그는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는 주식시장의 시가이며, 이 시가는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회사가치에 대한 독립적 판단을 근거로 상당 기간 수급에 따라 형성되는 가액"이라면서 "양사 교환 가액은 두 회사의 올해 평균주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면서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과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사업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이 최대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시점에 제시한 3년 뒤 매출 목표 대비 50%의 추가 성장이 가능해지면서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사 주식교환 비율과 관련해 류 대표는 "회사의 현재 매출과 이익 규모만을 근거로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회사 가치는 과거·현재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면서 "당사는 최근 3년간 매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3개사 대표들은 주주서한에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사에 따라 최종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성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믿고 있으며, 미래 성장 모습을 감안해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해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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