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8.29 17:06
이사회 열고 양사 간 합병 철회 공시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무산됐다. 합병 비율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에 더해 금융감독원이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이라고 지목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추진하던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각각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분들과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시장과의 소통 및 제도 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다시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양사 간 시너지를 위한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은 계속 추진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원전 분야의 세계적 호황으로 전례 없는 사업 기회를 앞둔 현시점에 생산설비를 적시 증설하기 위해선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분할합병을 마치게 되면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등을 통해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시장 의견 등을 수렴해 주주총회 등 추진 일정을 재수립할 예정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사업구조 개편 계획안을 발표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간 인적분할·합병,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자본거래 과정에서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안정적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거의 동등하게 평가받으며 소액주주의 반발이 일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26일 두 차례에 걸쳐 이번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인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기관 간담회'에서 "합병이나 공개매수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 만을 위한 의사 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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