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9.01 14:00
해리스는 이차전지·자동차…트럼프는 방산·조선
"유틸리티·통신 등 변동성 낮은 테마 대응 필요"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지난달 코스피는 사상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한 '블랙 먼데이' 이후 일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회복 속도가 더디게 나타났다.
증권가는 미국 대선 TV 토론회나 금리 인하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들이 이번 달 대거 예정된 만큼, 최대한 대형 이벤트에 영향을 덜 받는 테마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피는 2770.69에 출발해 2674.31에 마감하며 한 달 동안 96.38포인트(3.4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803.15에 출발해 35.49포인트(4.42%) 내린 767.66에 마감했다.
코스피 급락의 원인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매도 때문이었다. 이달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8233억원, 2조2250억원을 순매도하며 도합 5억원 가량을 내던졌다. 반면 이 기간 개인은 4조3295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급격한 지수 하락으로 매도 사이드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지난달 5일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4536억원을 팔아치웠다.
종목별로 보면 앞서 발표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약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유한양행은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국산 치료제 신약 승인 및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이번 달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로 2550~2880선을 제시했다. 9월 코스피 밴드를 보면 ▲NH투자증권(2600∼2800) ▲키움증권(2580∼2880) ▲신한투자증권(2550∼2850) 등 여전히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는 주요 이슈들을 소화하며 2600∼2800 내에서 박스권 등락할 것"이라며 "양호한 금융시장 환경이 지속되려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투자와 성장의 지속되고, 연착륙을 유도할 적절한 통화 정책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한데 9월에는 이를 확인할 이벤트가 많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이 꼽은 9월 주요 이벤트는 ▲미국 8월 고용 보고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미국 대선 2차 토론회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다.
현재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토론회를 기점으로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고 지지율 격차를 벌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만약 해리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이차전지, 자동차, 신재생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방산, 조선 업종이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피에서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는 동안 금리 레벨 하락을 반영한 헬스케어,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금리인하가 경기침체의 예방적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잦아드는 모습이었다"며 "엔화 강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면서 엔-캐리 우려가 확산됐지만, 일본 중앙은행(BOJ)이 최근 정책 속도 조절 입장을 내비친 만큼 관련 충격은 얕고 짧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증시에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9배를 하회하고 있는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 유지 등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자체적으로도 하방 경직성을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하 시기 수혜를 본 종목을 언급하며 관련주들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추천했다. 그는 "과거 네 차례 금리인하 시기에서 도·소매판매는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며 "수출 증가율이 10월부터 기저효과 소멸로 낮아진 가운데, 내수주가 반사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신영증권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까지 두 달여가 남은 현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미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점을 꼽았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선이 있던 해에는 9월부터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대선 결과가 확정되는 11월 초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며 "저변동성 테마와 관련된 필수소비재·유틸리티·통신 업종을 주목하는 게 단기적으로는 유의미한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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