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9.03 13:57
9월 美 인하 확정적…우리금융 "한은, 4분기 중 한 번 0.25%p 인하 가능"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하면서 4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물가 안정이 가시화됨에 따라 정부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눈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내수를 어떻게 살릴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자 "매크로 정책으로서의 재정과 금리는 손 댈 수 없다"며 "전체적인 재정건전성 확보 과정이 지속되고 있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금리는 우리 혼자 마음대로 올리고 내리고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며 "환율이 즉각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늘 좋은 소식이 있다. 우리의 물가가 드디어 2% 정도로 안정되기 시작했다"며 "이러면 금리를 조금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나. 물가 안정을 기초로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작년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연속된 12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최장기간 동결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제 금리를 논의할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과 11월 2번 남았다.

현 금융상황을 고려하면 한은 기준금리 인하는 연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5.25~5.50%의 정책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3일 기준 9월 FOMC에서의 인하 확률은 100%에 달한다. 인하폭을 두고만 의견이 나뉜다. 69.0%는 보편적인 0.25%포인트 인하를, 31.0%는 '빅 컷'인 0.50%포인트 인하를 전망 중이다.
여기에 더해 한은의 최우선 정책목표인 물가도 안정흐름이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0%)은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향후 추가 충격이 없다면 소비자물가는 2% 초반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하는 등 물가 안정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권 등에서도 금리 인하요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금통위가 금리 동결을 이어가자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비 위축 등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던 만큼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모습이 역력했다.
미 금리 인하, 물가 안정목표(2%) 도달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충분해졌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9월 금융시장 브리프를 통해 "연준의 9월 인하가 확실시됨에 따라 한은은 국내여건을 보다 중시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전망"이라며 "내수부진에도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우려 등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은 연준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물가 상승세 둔화, 내수부진에도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 안정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폭을 올해 4분기중 한 차례(0.25%포인트)로 제한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