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9.10 17:03
MG손해보험 대표 노조원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리츠화재 본사 앞에서 열린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결의문을 읽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MG손해보험 대표 노조원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리츠화재 본사 앞에서 열린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결의문을 읽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MG손해보험은 77년의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장장한 역사가 이기와 이익에 눈먼 손해보험업 시장의 교란종에 의해 소멸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메리츠화재는 그야말로 공룡입니다."

MG손해보험 노조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리츠화재 본사 앞에서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의 전제조건이 '주주가치 제고'라는 공개적인 발표를 했다"며 "오로지 주주가치 제고와 자기 이익 성취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금융당국과의 짜맞추기 주고받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14일 "MG손보 인수 건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인수할 것"이라며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MG손보 인수를)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목적은 MG손보 150만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자산 중 자기들에게 유리한 우량자산만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예금보험공사 5000억원의 자금 지원 편취를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의 교란종은 그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돈과 돈 되는 것만 인수해 가겠다는 도둑놈 심보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며 "이런 메리츠화재의 인수에 MG손보 650명의 직원은 분노한다"고 밝혔다.

MG손보 노조는 "직원의 고용승계 없는 고객 데이터베이스, 우량자산, 공적자금의 먹고 튀기는 MG손보 임직원 입장에서는 완전한 청산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메리츠화재는 자기들만의 욕심으로 MG손보를 인수하는 것을 꿈도 꾸지 말라"며 "메리츠화재가 인수 철회를 공표할 때까지 한 발짝도 물러섬 없이 투쟁해 저항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노조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를 인수하면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리츠화재 본사 앞에서 열린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에 참여한 MG손보 노조원들이 결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10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리츠화재 본사 앞에서 열린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에 참여한 MG손보 노조원들이 결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앞서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지난 6일 MG손보 대주주 JC파트너스(원고)가 금융위원회(피고)를 상대로 낸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2심에서 원고 측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로 현재 MG손보 관리를 맡고 있는 예보의 MG손보 새 주인 찾기가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예보는 오는 24일까지 MG손보 매각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다. 

예보 측은 지난달 MG손보 4차 매각이 불발된 직후 "앞으로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계약법에 따라 동일 차수 내 재공고가 진행된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경우 MG손보 매각이 이전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EF보다 메리츠금융지주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의 투자 여력을 더 높게 판단하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