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9.21 08:10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채·코픽스 등 시장금리 하락세
은행만으론 가계부채 해결 無…DSR 3단계 조기 시행 필요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인하를 예고했지만 쉽게 결정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고용지표를 중심으로 금리 방향성을 결정하지만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0.5% 내리면서 우리나라와 금리차는 1.5%포인트로 줄었다. 아직 미국 금리가 더 높지만 우리도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9개월째 3.5%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 결정을 계속 미룬 이유는 금리 인하로 인해 부동산 가격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만 바라보고 있기엔 명분이 부족하단 지적이다. 실제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시장금리는 연초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이달 13일 기준 평균 3.145%로 집계됐다. 상반기 말 3.451%에서 0.30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 역시 8월 기준 3.36%로,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6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가 더 빠르게 반영되면서 대출금리도 내려갔다. 국민은행은 20일부터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를 연 4.56~5.96%에서 4.5~5.9%로 내린다. 우리은행은 연 5.11~6.31%에서 5.05~6.25%로 하향 조정한다.
다만,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리진 못한단 입장이다. 이미 7월부터 시중금리는 내려갔지만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신규 대출을 줄여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시장금리는 부동산 가격과 별개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와 관련해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사실상 신규 대출은 막힌 상황"이라며 높은 가산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은행 자체적으로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을 억제하고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조기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3단계가 시행되면 연 소득 1억원의 금융소비자는 가계대출 한도가 줄고 모든 금융권의 대출이 규제를 받는다.
예로 연봉 1억원인 고객이 30년 만기, 혼합형, 분할상환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현재 6얼5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던 대출 한도가 5억9400만원까지 줄어든다. 여기에 2금융권 신용대출까지 있다면 한도는 더욱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사실상 지금과 같이 빚을 내 집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지고, 갭투자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9월 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가계대출 상승세는 꺾였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선 부부합산으로 연소득을 측정할 경우 최대 LTV 70%까지 받을 수 있어 허점이 존재한다"며 "결국 현재 상황을 하루 빨리 해결하기 위해선 DSR 3단계를 조기 시행해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3단계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지만 금융당국이 2단계 시행을 올해 7월에서 9월로 연기하면서 3단계도 내년 7월로 미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