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10.24 09:08

영업이익 7조 넘겨…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 '추월'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바람을 타고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서버 및 가속기에 사용되는 HBM 수요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 순이익 5조75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40%, 33%에 달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역대 실적과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예상 영업이익을 훌쩍 넘어서면서 반도체 만년 2위라는 기존 평가를 지울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9조1000~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은 4조~4조5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분기 경영실적 비교표. (자료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에 따라 최근 메모리 산업 재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반도체 겨울론’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영업손실 1조7920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28.6% 증가했다.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3.8%, 전 분기 대비 7%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서 영업이익은 6조7628억원으로 예상됐는데, 2672억원이 더 많았다. 

SK하이닉스가 이 같은 호실적을 보인 것은 HBM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3분기 HBM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HBM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한자리수를 차지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30% 이상 차지하면서 비중을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최신 HBM 제품인 8단 및 12단 HBM3E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거의 독점 업체로 HBM3E를 공급하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지만 소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HBM은 같은 용량의 일반 D램보다 3~5배 비싼 고부가 제품이어서 수익성이 높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를 아직까지 통과하지 못 하면서 HBM 시장에서 세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HBM,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회사는 내년에도 이 같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우선 D램을 보면, 회사는 기존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의 빠른 전환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한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에서도 SK하이닉스는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당사는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넘버1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HBM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분기에는 초기 비용 등의 영향이 일부는 존재하지만 12단 HBM3E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며 이익 기여도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 시장에 대해서도 핑크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투자 및 HBM의 성장 속도 둔화를 고려하더라도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며 "SK하이닉스는 비트 그로스, ASP에 있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되어 있고, 이런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부터 12단 HBM3E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돼 이익 기여도가 클 것"이라며 "최근 IT 수요 개선세 둔화, 중국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증설로 레거시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데, SK하이닉스는 HBM·DDR5·LPDDR5 등 고부가 제품 중심 믹스 개선으로 견조한 이익 증가세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체들이 레거시 메모리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산과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가격 하락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SK하이닉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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