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02 08:00
트럼프발 리스크 우려…이창용 "대선 결과 등 종합 판단 후 금리 결정"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6~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논의한다. 우리시간으로는 8일 새벽 금리가 발표될 예정이다.
작년 7월 연 5.25~5.50%에 도달한 뒤연속된 8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던 연준의 정책금리는 추석 직후인 9월 19일 0.50%포인트 인하되면서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시작됐다. 연준이 보편적인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이 아닌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지난 10월 3.50%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3.25%로 낮췄다.
시장은 11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 점도표에서 제시한 올해 4.50%, 내년 3.50%, 후년 3.00%의 인하 경로에 변함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고용 수요 감소가 확인되고 있어 양호한 매크로(거시적) 환경에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1월과 12월 연속된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1월 인하 기대는 유지되고 있으나 연준이 보다 점진적으로 인하를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 인하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정책금리가 4%에 근접하고 데이터 흐름이 최근처럼 강세를 유지한다면 내년 1분기 인하 일시 중단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다음 주에는 FOMC에 앞서 대형 이벤트가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섰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게 되면 확장정책으로 인한 재정적자폭 확대와 관세 부과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로 연결돼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6일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라며 "트럼프 당선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증시는 다수의 리스크 요인을 반영하면서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은 시장의 중론"이라며 "회의 결과보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 대선 결과로 인한 파월 의장의 기조 변화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FOMC에 후행해 오는 28일 개최된다. 올해 마지막 회의인 만큼 추가 인하 여부가 관심사다. 내년 첫 회의는 1월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11월 연준이 금리를 낮추고,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도 한은이 곧장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도 인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10월 금통위 인하 결정에서 장용성 금통위원이 반대하며 '동결' 소수의견을 개진한 가운데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3개월 후 금리 전망에 대해 '3.25% 유지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경제전망을 어떻게 할지, 미 대선 이후 달러 강세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난달부터 시작한 거시안정성 정책이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