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11.19 18:00

내달 6일 총파업 예고 "구조조정 중단하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력투쟁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력투쟁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교통공사노조)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20일 수도권 지하철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출근길 직장인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준법 운행 투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사측 표현으로는 태업이다. 근로자들이 뭉쳐 작업 능률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뜻한다.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9일 서울시청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규모 인력감축 강행 중단, 1인 승무제 도입 철회, 노동자·시민 안전 보장을 위한 전향적 변화 등을 요구하며 "묵살하면 12월 6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서울시와 사측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파업 전 단체행동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내일(20일)부터 준법 운행과 2인 1조 작업 준수, 규정에 정한 점검 외 작업 거부 등 준법투쟁을 개시한다. 노조는 준법 운행에 대해 "관행적 정시운행이 아닌 정차 시간 준수, 승객 승하차 철저 확인 등 안전 운행을 위해 필수적인 안전 규정을 지키면서 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준법 운행 시 지하철 연착이 우려된다. 실제 전국철도노동조합이 4조 2교대 전환과 부족 인력 충원, 기본급 2.5% 정액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날 준법 투쟁에 돌입했으며, 일부 구간에서 열차 지연이 일어났다.

코레일에 따르면 18일 오전 7시 기준 수도권전철 1호선과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의 총 39대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5~20분 지연됐다. 코레일은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이번 태업 과정에서 사규와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엄중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요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하철 때문에 지각했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8호선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가 준법 투쟁에 돌입하면 내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 혼잡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도 "20일부터 노조의 준법 투쟁이 예고돼 서울 지하철 1~8호선 열차 운행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지하철 운행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시민들이 3호선 독립문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허운연 기자)
시민들이 3호선 독립문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허운연 기자)

서울교통공사노조는 내달 6일 총파업도 예고했다. 노조는 "서울시는 22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압하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는 발상은 급기야 위험천만한 1인 승무제 도입에 이르렀고, 신규 채용까지 막았다"며 "노동자의 목숨과 시민 안전마저 위협하는 서울시와 공사를 강력 규탄하고, 총파업을 불사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노조는 전날 조정 절차 종료로 인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사 간 필수유지업무협정 체결이 마무리되면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는 "협정 체결 전후로 한 보름여간 서울시와 사측에 교섭의 장을 열 것을 마지막으로 촉구한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으나, 노조의 요구를 끝내 묵살하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12월 6일을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달 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도 지하철 운행이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다. 필수유지업무 협정 등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운행률을 확보하게 된다.

작년 하루 전 철회됐던 무기한 파업 예고 때도 공사는 협정과 대체인력 확보 등을 통해 출근길 운행률 100% 등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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