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10 14:00

[뉴스웍스=강석호 기자] 정부가 올해 설날 연휴를 하루 더 추가한 임시공휴일 지정에 나섰지만, 여행업계의 예약률이 전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사정과 함께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한 여행 심리 위축을 대변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설날 임시공휴일 지정과 상관없이 여행업체들의 신규 예약률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여행사마다 신규 예약이 저조하면서 임시공휴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누렸던 임시공휴일 효과와 비교된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추석 연휴 때 '패키지+항공권' 송출객 수 약 3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폭증한 바 있다. 모두투어도 같은 기간 약 15만명으로 집계돼 22% 늘어났다. 7~8월 여름 성수기 실적을 뛰어넘어 임시공휴일 효과가 두드러졌다. 올해 설날에는 이러한 기대 효과가 반감되면서 여행사들의 명절 대목이 무색해질 전망이다.
하나투어 대리점 관계자는 "참사 이후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상품의 기존 예약 건이 대거 취소됐다"며 "취소 건을 제외하고도 임시공휴일 발표에도 신규 예약이 안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여행사는 임시공휴일 지정 이후 예약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지만, 실수요로 연결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하루에도 신규 예약과 취소가 빈번해 임시공휴일을 예약 급증의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전반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설 명절은 임시공휴일 특수가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여행사들의 이번 설 명절 특수가 침체 분위기로 간다면 올해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국내 주요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지난해 3분기 나란히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해당 기간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9%, 모두투어는 15억원으로 44% 각각 줄었다. 노랑풍선은 영업손실 2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이커머스 '티메프 사태'를 비롯해 그해 8월 일본 난카이 대지진 주의보 발령으로 인한 여행 수요 위축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LCC(저비용항공사) 이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감'도 당분간 이어질 조짐이다. 이에 여행심리 회복에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기 운항편수는 4만7026편으로 국내 LCC 중 1위에 달한다. 여기에 국내 LCC 중 국토부가 제시한 정비 인력 권고 기준인 항공기 1대당 12명을 넘는 곳은 단 두 곳이며, 나머지는 미달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