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1.15 14:20

부동산 PF 대체 전통 IB 강화…AI 급속 발전에 기술 개발 '속도'
신한투자증권, 업계 최초 3사장 체제…책무구조도 선제 도입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새해를 맞아 조직개편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특히 기업금융(IB) 부문 관련 부서 신설뿐만 아니라 업계 내 책무구조도 도입에 앞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CEO들의 입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관련 시스템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연달아 나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KB·키움증권 등 국내 대다수 증권사는 새해를 맞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KB증권은 IB1·IB2총괄본부를 IB1·IB2그룹으로 변경했다. 그러면서 기존 IB2총괄본부에 있던 주식발행시장(ECM)본부를 IB1그룹으로 편입해 채권발행시장(DCM) 조직과 통합 편제했다. 이는 ECM과 DCM 조직을 한데 모음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에서다.

NH투자증권도 조직개편을 통해 IB 부문을 대폭 손질했다. 글로벌 신디케이션부와 구조화금융부를 신설한 데 이어 OCIO솔루션본부에 있던 멀티상품솔루션부를 IB사업부로 이동시키고, 글로벌프로덕트솔루션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단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이밖에 교보증권도 구조화금융본부와 투자금융본부를 구조화투자금융본부로 통합했다. 여기에 DCM본부를 이동시켜 회사채 및 유동화증권 확약업무 등 연계영업 활성화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VC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관리체계 개선과 디지털자산 사업화 추진 시 시너지를 강화하고자 VC사업담당을 IB부문 산하로 배치했다.

증권가들의 이 같은 행보는 주요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이 최근 주춤해지자, 전통 IB 분야에서 실적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우리투자증권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여의도 TP타워. (사진=박성민 기자)
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우리투자증권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여의도 TP타워. (사진=박성민 기자)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분주하다. 오는 7월 책무구조도 제출 시작에 앞서 선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사고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은 역사상 처음으로 3인 사장 체제를 도입했다. 이선훈 대표가 전략기획그룹, 경영지원그룹을 아우르는 경영관리총괄을 맡고, 신한지주 출신 정용욱 부사장과 정근수 부사장이 각각 자산관리총괄 사장과 CIB총괄 사장을 담당하는 구조다.

또한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재무관리 담당 조직을 본부로 격상하고, 전사 회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프로세스혁신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아울러 준법지원팀 신설을 통해 일선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운영리스크관리팀을 새로 만들어 전사 운영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다음 달 중으로는 책무구조도 역시 도입할 예정이다. 

KB증권도 자금세탁방지와 전자통신 금융사기 등에 대한 모니터링 및 사전예방 강화를 위해 '자금세탁방지제도 금융사기방지부'를 신설했다.

김미섭(왼쪽) 미래에셋증권 부회장과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김미섭(왼쪽) 미래에셋증권 부회장과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한편 증권업계 대표들의 신년사에서는 'AI'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 중인 만큼 활용성을 높여 경쟁사와 차별성에 중점을 두겠다는 게 골자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공동 대표는 "자체 AI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투자콘텐츠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 운용 및 자산관리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AI 기반의 디지털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등 비대면 채널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영업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생성형 AI 내재화로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오퍼레이션 리스크는 제거하는 등,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디지털 선도 증권사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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