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17 17:02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아워홈이 직원들을 동원해 오너 일가의 사적 업무를 지시했다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다툼 끝에 회장에 오른 구미현 회장의 '경영 미숙'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워홈은 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설 선물 포장과 직접 배송을 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설 선물을 받는 이들은 오너 일가와 관련된 지인들로 알려져 오너 일가의 사적인 일에 회사 직원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워홈 한 직원은 "총무팀도 아니고 마케팅본부와 사업부 직원들을 동원해 경영진 인척들의 선물을 직접 포장해 직접 배송까지 하라고 지시받았다"며 "다른 회사도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워홈 홍보팀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는 인식이다. 과거 A업체는 오너 일가의 개인적 심부름을 직원들에게 시키면서 검찰이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오너 일가가 직원의 지위를 이용해 의무가 없는 일을 강요할 경우, 형법상 강요죄와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7월 수원지방법원은 상사의 개인적 업무 지시가 괴롭힘으로 인정된다며 위자료 등을 포함, 약 2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선고했다.
앞서 구미현 회장은 지난해 6월 남매의 경영권 갈등 끝에 구지은 전 부회장을 끌어내리고 아워홈의 새로운 수장으로 등극했다. 구미현 회장은 아워홈 회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기업 경영에 참여해 본 적이 없었다.
또한 구미현 회장과 동시에 부회장에 오른 그의 남편 이영열 부회장도 기업 경영을 맡아본 적이 없다. 이영열 부회장은 전 한양대학교 의대 교수다. 재계에서 회장과 부회장 자리를 부부가 동시에 맡는 인사 배치 사례도 드물다.
익명을 요구한 A노무사는 "직원들에게 설 선물을 포장하고 직접 배송까지 시킨 것은 업무와 무관한 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며 "택배 배송을 해도 충분한 사안이다. 직원을 동원한 것은 사적인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워홈은 2016년부터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졌으며, 최근 회사 매각 방침을 둘러싸고 경영권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아워홈 지분은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 차녀 구명진씨(19.60%),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20.67%) 등 4남매가 98.11%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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