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20 14:21
내달 4일 영업 개시…프리·애프터 포함 '반나절' 거래
증권가, 15곳 우선 참여…'자동주문전송' 시스템 도입
"금융시장 선진화 기대 vs 단타 매매 폭증 투자자 피해"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다음 달이면 우리나라도 '두 개의 거래소' 시대를 맞아 하루 반나절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지각 변동을 가져올 대체거래소(ATS) 출범을 앞두고 사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첫 ATS '넥스트레이드(NXT)'는 오는 3월 4일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그동안 공고했던 한국거래소의 시장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된 셈이다.
ATS란 국가별로 정규거래소 이외에 주식 등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전자거래 플랫폼을 일컫는다. 미국의 경우 이미 대체거래소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정규거래소와 경쟁 체계를 만들고, 시차가 있는 다른 국가의 투자자들이 편리하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 ATS 출범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단연 거래시간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따라 투자자들은 정규 거래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이외에 오전 8시~8시 50분 '프리마켓'과 오후 3시 30분~8시 '애프터마켓'에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하루 기준 주식 거래 가능 시간이 12시간으로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호가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만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다양한 투자전략을 펼쳐볼 수 있게 됐다.
ATS의 수수료는 현행 한국거래소의 매매체결 수수료보다 20~40% 수준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4월까지는 출범을 기념해 모든 거래 수수료가 면제된다.

우선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출범 첫날부터 1~2주차까지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에쓰오일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YG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10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ATS 거래 가능 종목은 3주차 110개, 4주차 410개, 5주차 800개로 점차 늘어난다.
ATS 출범과 동시에 전체 시장에 참여하는 국내 증권사는 총 15곳이며, 프리·애프터마켓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13곳이다. 오는 9월 뒤늦은 합류를 예고한 곳은 4곳이다.
이들은 넥스트레이드 출범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복수시장 체제 도입으로 가격, 거래 비용 등을 모두 따져 고객 주문을 가장 유리한 거래소로 제출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를 지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업계 최초로 자체 자동주문전송(SOR) 시스템을 구축했다. 키움증권의 SOR 시스템은 투자자의 주문을 거래소별 시장 상황을 분석해, 최선의 거래소를 선택하고 주문을 배분해 체결하는 솔루션이다.
키움증권의 SOR 시스템은 고객의 투자전략에 따라 다양한 투자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인화 맞춤 설정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매매체결방식에 따라 주문을 집행할 거래소를 고를 수 있는 식이다.
NH투자증권은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으로 혼란을 겪을 투자자들을 위해 변경된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안내 영상을 유튜브와 모바일 앱, 홈페이지에 배포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금융시장이 선진화될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시각이 동시에 나왔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일찍부터 도입됐고, 정규거래소와 함께 안정적으로 정착한 사례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며 "출범 직후부터 빠른 점유율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거래 시장의 경쟁 심화가 시장구조의 고도화와 투자자들의 편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 관련 열린 토론'에서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대체거래소 무용론이 불붙고 있다"며 "거래 속도 경쟁과 고빈도 단타 매매 폭증으로 외국인과 기관, 증권사 그들만의 리그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대표는 "고빈도 매매 폭증은 담합에 의한 시세조종 증가가 우려돼 대책이 필요하다"며 "ATS에서의 800개 종목 시행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년 정도는 100개 종목으로 시범 운영 한 후 문제가 없다면 종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단순히 거래 시간이 늘어난다고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기는 힘들 것"이라며 "결국 수익률이 동반되지 않으면 해외 시장으로의 (투자자) 이탈을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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