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14 10:24
4~13일 거래대금 1315억…개인 투자자 비중 97%
시스템 오류·대량 매매 불가…종목 증가 시 혼선 우려도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한 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시장의 평가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개미 투자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부문은 긍정적이지만, 불안한 운영 시스템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14일 NXT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체거래소가 출범한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동안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된 10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131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NXT가 첫선을 보인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은 781억원으로 전체(802억원) 중 약 97%를 차지했다. 넥스트레이드 출범의 주된 슬로건 '직장인 하루 반나절 거래'의 목표가 일정부분 실현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앞서 NXT는 지난 4일 개장식을 열고 본격적인 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한국거래소가 단일로 운영하던 시장 독점 체제를 넘어 '복수 주식 거래시장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시행 초기 안정화를 위해 거래 종목 개수에 제한을 뒀다. 출범 2주차인 이날(14일)까지 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코스피 5종목(롯데쇼핑·제일기획·에쓰오일·코오롱인더스트리·LG유플러스)과 코스닥 5종목(골프존·동국제약·에스에프에이·YG엔터테인먼트·컴투스) 뿐이다.
다음 주 첫 거래일인 17일부터는 거래 가능 종목이 110개로 크게 늘어난다. 코스피에서는 강원랜드, 녹십자, 농심, 대상, 롯데정밀화학 등 55개 종목이, 코스닥에서도 기가비스, 네오위즈, 넥스틴, 더블유씨피 등 55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뒤이어 오는 24일부터는 350개 종목, 31일부터는 800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종목 확대가 증권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출범 첫 주 NXT 합산 거래대금이 같은 종목들의 KRX거래대금의 약 30%에 달했고 현재 기조가 이어진다면 증권사 입장에선 전체 거래대금이 약 30%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 대체거래소가 도입된 사례가 이번이 사상 처음인 만큼 출범 초기 삐걱대는 모습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대체거래소 출범 당일인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미래에셋증권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는 오류가 생겼다. 키움증권에서도 현재까지 NXT에서 거래가 가능한 10개 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이 업로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아울러 지난 10일에는 정규시간 거래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부참여증권사 중 한 곳에서 정규마켓 시간에 매매가 체결되는 오류가 벌어지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기관 수요에 대한 부문도 걱정이다. 특히 NXT는 4일 출범 후 현재까지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량·바스켓 매매 시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시장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 건 개장을 앞두고 '서킷브레이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킷브레이커란 지수가 전날 종가 대비 급락할 경우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조치다. 그러나 NXT에서는 주가 하락 시뮬레이션 중 거래소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에도 대량매매가 평소처럼 체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출범 초기인 만큼 증권사 내부에서도 많은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훨씬 많아지는 만큼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이나 다른 부분에서도 오류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반나절 거래' 국내 첫 대체거래소 출범…"안정·신속 거래환경 제공"
-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통과…내달 4일 넥스트레이드 출범
- 대체거래소 참여 증권사 28곳…위탁매매점유율 87%
- 키움증권, 다음달 대체거래소 도입 앞두고 안내 책자 발간
- '두 개의 심장' 갖게 된 韓 주식시장…대체거래소 출범이 가져올 변화는
- 이복현 금감원장 "공매도 전산화·ATS 출범…인프라 개선 역량 집중"
- 대체거래소, 첫 거래 종목 공개…롯데쇼핑·제일기획 포함
- 금융위,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본인가…내달 4일 출범
- 7분간 멈춰 선 코스피…대체거래소 도입 '시기상조'였나
-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 변동성 논란에 "모니터링 강화할 것"
- 오늘부터 '삼전·하이닉스' 밤 8시까지 매매…"대체거래소, 안전한 거 맞아?"
- 금감원 "대체거래소 프리마켓 주가 급등락…추종매매 주의"
- 출퇴근길 '하츄핑 제작사' 사고판다…하반기 대체거래소 정기종목변경
- 또다시 고개 든 한국거래소 '거래시간 연장'…업계는 강력 반발
- 현실화된 '15%룰' 제한 사태…ATS 거래정지에 금융위 '사면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