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4.03 06: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앞으로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가 부과된다.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에 대응, 그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개념이다. 특정 국가나 특정 품목이 아닌, 모든 국가와 품목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 관세 부과가 현실화함에 따라 전 세계가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에 휘말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상호관세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국가별 관세율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이 가장 주목했던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5%로 결정됐다. 이는 전날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를 통해 예상했던 16%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왔던 중국은 예상보다 낮은 34%였다. 이밖에 ▲캄보디아 49% ▲베트남 46% ▲태국 36% ▲인도네시아 32% ▲대만 32% ▲스위스 31% ▲남아프리카공화국 30% ▲인도 26% ▲말레이시아 24% ▲일본 24% ▲영국 10% 등의 관세율이 매겨졌다. 

백악관은 10%의 관세는 5일 0시 1분부터, 더 높은 국가별 관세는 9일 0시 1분부터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면서 상호관세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을 가장 나쁜 무역장벽 관행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많은 나라는 우리 제품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고 우리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며 "일례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94%는 일본에서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도요타는 미국이 아닌 곳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서 연 100만대 판매하지만, 반대로 제네럴모터스(GM)나 포드는 (일본에서) 거의 팔지 못하고 있다"며 "3일 0시부터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관세와 별도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의 품목은 별도의 관세가 일률 부과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5% 늘어난 1278억달러다. 대미 수출은 7년 연속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 중이다.

이번 상호관세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은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완성차 전체 수출액은 707억8900만달러(약 101조8300억원)였다. 이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달러로 거의 절반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등 주요 완성차 업체는 물론, 수천 개에 이르는 부품사들도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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