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6.29 09:05

김덕환 대표 내달 말 사의 표명…스타벅스 제휴 동맹 균열 배경으로 꼽혀
현대카드-스타벅스 결별설…현실화 시 우량 고객 이탈로 PLCC 사업 '차질'

현대카드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현대카드)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현대카드 대표 사임설을 두고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제휴 사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가 최근 회사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이지만, 올해 7월 말 조기 사임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1년 4월 현대카드 대표로 선임한 뒤 회사를 이끌다 돌연 사임한 후 재작년 3월 6개월 만에 다시 대표로 복귀했다. 이번 사임이 현실화면 현대카드는 4년 동안 두 번이나 갑작스러운 컨트롤타워 공백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사임 배경으로 스타벅스와의 제휴 계약 연장 불확실성을 든다. 현대카드는 2020년 스타벅스와 손잡고 단독 PLCC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출시 3주 만에 5만장 이상 발급되며 흥행에 성공했고, 스타벅스는 정태영 부회장의 차별화된 PLCC 전략의 핵심 파트너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스타벅스가 현대카드와의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제휴사 변경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 협의회(동맹)'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김덕환 대표의 '7월 사임설'과 스타벅스 제휴 재계약에 대해 "현재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시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파트너사 최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시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파트너사 최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 'PLCC 효과' 뚜렷…고객 규모·신판액 꾸준히 성장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 협의회는 정태영 부회장의 데이터(AI) 기술 기반 영업 구조의 성과이자 PLCC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현대카드와 제휴사 간 또는 제휴사끼리 다양한 마케팅 협업을 벌인 결과, 카드업계에서 압도적인 PLCC 상품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현대카드는 항공·자동차·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19개 브랜드와 손잡고 40종의 제휴 카드를 출시하며 'PLCC 리딩컴퍼니'로 자리 잡았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재작년 7월 기준 현대카드 PLCC 발급 수는 575만3975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카드사 PLCC 상품 중 78.41%에 해당한다.

PLCC는 특정 기업 브랜드에 집중된 서비스·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카드사가 브랜드별 다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현대카드는 PLCC 전략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신용카드 결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현대카드의 일시불·할부 취급액은 42조2603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최근 3년간 PLCC 상품 등 캡티브 전략(특정 고객군 대상 영업)을 바탕으로 고객 규모를 꾸준히 늘려온 결과다.

◆스타벅스, '현대카드 PLCC 동맹' 탈퇴설…"쉬운 결정 아니야"

스타벅스의 브랜드 충성도를 고려했을 때, 스타벅스가 PLCC 제휴사를 변경한다면 현대카드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선 만큼 PLCC 계약 해지 시 우량 고객 다수가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현재 스타벅스의 새로운 제휴 파트너사로는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쉽게 현대카드가 구축한 PLCC 동맹의 이점을 버리고 제휴를 중단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들의 브랜드 가치는 업계 최상위권 수준"이라며 "최상위 기업들이 마케팅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만큼 스타벅스가 제휴사 변경을 결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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