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6.30 17:00

1~6월 상승률 27.36%…李정부 출범 후 '허니문 랠리'
단기 급등에 '거래정지' 종목도…"주도업종 여전히 반도체"

1999년 이후 상반기(1~6월) 기준 코스피 상승·하락률. (자료=박성민 기자)
1999년 이후 상반기(1~6월) 기준 코스피 상승·하락률. (자료=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에 21세기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에 증권가에서도 코스피가 연내 전고점을 새로 작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 단기간의 주가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주도업종을 중심으로 한 종목 선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상반기 코스피, 21세기 들어 최고 상승률…'과열종목' 속출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2399.49포인트)부터 6월 27일(3055.94포인트)까지 코스피 지수는 6개월간 656.45포인트(27.36%) 뛰어올랐다. 

이는 지난 1999년(562.46포인트→883.00포인트·56.99%) 상반기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21세기 들어서는 가장 크게 뛰어오른 수치다. 20% 이상 상승 역시 상반기 기준 지난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특히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올해 2분기 코스피 지수는 신정부 출범에 따른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23.17% 올랐다. 12·3 비상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여파에 이른바 '박스피'로 불리며 2500포인트 안팎에 갇혔던 지수 역시 단숨에 3000선까지 뛰어올랐다. 

다만 부작용도 있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가 5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자, 지난 26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30개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인 5월(17개)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대표적 예로 카카오페이는 이재명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이달 들어서만 148% 급등했다. 거래소는 지난 24일 주가 과열을 이유로 카카오페이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이어 26일에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지난 27일 10.23% 급락한 8만4200원에 거래되며 주가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4.10포인트(1.48%) 상승한 3021.84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4.10포인트(1.48%) 상승한 3021.84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하반기 '불장' 이어질까…"순이익 증가율 높은 금융株 주목"

증권가는 하반기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업종과 종목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아무리 강세장이라 해도 지수는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과거 코스피의 고점 경신 국면을 살펴보면 주도 업종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올해 주도 업종으로 SK하이닉스를 제시하고, 하반기 반도체는 2025~2026년 순이익 비중이 꾸준히 늘어날 수 있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위해 영업이익률 상승, 실적 장세를 대비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높은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 중 주당순이익(EPS)보다 주당배당금(DPS) 증가율 전망치가 높은 기업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서 DPS 증가율 전망치가 더 높은 기업은 ▲KB금융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한국전력 ▲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대한항공 ▲삼성증권 등으로 금융주가 대다수 포함됐다. 

아울러 이 실장은 "EPS 증가율 전망치가 높은 편이지만, DPS 증가율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배당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가총액 대비 현금 비율이 높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면 배당을 중심으로 한 주주친화정책 강화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해당 기업에는 두산, HD현대, 한화 등이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강변북로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강변북로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일단 '삼천피'는 찍었다…증권가 "최고치 경신 가능성↑"

코스피는 지난 25일 3108.25포인트에 장을 닫으며 연고점 기록을 경신했다. 코스피가 3100선을 상회한 건 종가 기준 지난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새 정부 출범 후 '허니문 랠리'가 계속되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연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단 전망도 나오고 있다. 종가 기준 코스피의 역대 최고 기록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1년 7월 6일 3305.21포인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목표 타깃을 기존 3150포인트에서 3400포인트로 상향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밸류에이션 정상화 전개로 주가수익비율(PER) 목표치를 기존 10.27배에서 11.1배로 상향했다"며 "PBR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는 3400선대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하반기 코스피 전망 밴드를 2800~33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추경을 통한 내수경기 둔화·침체 대응 본격화와 시장·주주 친화적 제도 및 세제 개편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시도 등으로 코스피가 연말 3300선까지 추가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상법 개정에 더해 자본시장법 개정, 배당 분리과세의 전격적 개정 등 제도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며 "일단 7월은 정책주를 차익실현하고, 붙여놓은 뒤 글로벌 이벤트를 확인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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