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06 14:00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편의점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이 최근 연달아 터진 해킹사고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사고에 이어 지난달 외식 프랜차이즈 파파존스와 서브웨이, 온라인서점 예스24 등 연쇄적 해킹사고에 관계당국이 철퇴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올해 초 GS25와 GS샵에서 수백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터지는 해킹사고에 최대 과징금 부과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사고 과징금 부과 권한을 가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과징금 처분 결과를 빠르게 발표할 예정이다. 해킹사고는 사안에 따라 최대 1년 가까이 걸리지만, SK텔레콤 사태는 예외로 둔 것이다.
지난달 24일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제3차 2025 개인정보 미래포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 해킹사태 조사가 윤곽이 잡히고 있다"며 "처분 결과를 수개월 안에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 해킹 최종조사결과를 보고하면서 개인정보위 과징금 처분이 이르면 8월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과징금 상한규정은 2023년 9월 이전까지 '관련 매출의 최대 3%'였지만, 이후 '전체 매출의 3% 이내'로 조정됐다. 만약 SK텔레콤이 전체 매출 3% 규정을 적용받는다면 지난해 매출 17조9406억원의 3%인 5382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매겨질 수도 있다. 전체 매출 3% 과징금을 피하더라도 사상 최대 과징금 기록은 피하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분위기는 GS리테일에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월 편의점 GS25 회원 약 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후 추가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6월 21일부터 올해 2월 13일까지 홈쇼핑 업체 GS샵에서도 약 158만건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 드러났다.

특히 GS샵은 정보 유출을 인지하고도 당국에 자진신고한 것이 아닌, 조사 과정에서 유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은폐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킹사고의 과징금 처벌 수위는 고의성 유무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GS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11조6269억원이며, 3%는 3488억원이다. 같은 해 GS리테일 영업이익은 2391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5배 수준까지 과징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회사는 2022년에도 해킹사고 전력이 있어 가중처벌 사유까지 더해졌다.
현재 GS리테일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갈등 요인이 있는 사안이라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면 실행에 옮기는 모습이다.
편의점 GS25는 최근 동서식품이 공급하던 30종의 커피음료 중 14종에 대한 발주를 중단시켰다. GS리테일 측은 동서식품의 커피음료가 경쟁 제품보다 팔리지 않기 때문에 상품 운영 효율화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사안을 두고 "동서식품이 '2+1'이나 '1+1'과 같은 할인프로모션을 거부하자, 일명 '괘씸죄'를 적용해 발주를 중단한 것"이라며 "요즘 저가 커피 브랜드로 편의점 캔커피가 예전만큼 잘 팔리지 않자, 재고품으로 쌓아두는 것보다 발주를 중단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의미도 내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GS샵은 '소유진쇼'를 방영하며 음식물 처리기 홍보에 나서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배우 소유진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아내로, 백 대표는 최근 수개월 동안 각종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보통 홍보모델과 관련된 이(가족·친인척·소속사 관계자 등)의 행위로 모델 이미지가 훼손되면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홍보를 강행한 것은 GS리테일의 전반적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1분기 GS리테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386억원이며, 2분기 실적도 암울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2분기 GS리테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어든 719억원으로 집계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편의점 업계는 하위 브랜드뿐 아니라 상위 사업자 모두 점포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업계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하반기 추경 효과가 반영되면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GS리테일은 온라인쇼핑을 비롯한 H&B스토어, 퀵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대단위 투자에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 수천억원의 재무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이번 해킹사고로 매출 3%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되면 편의점 불황과 맞물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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