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07 16:16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여론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가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하면 콜마홀딩스가 반박자료를 내고, 이를 또 양사가 재반박으로 계속 응수하는 식의 '난타전'이다.
7일 콜마비앤에이치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1일 콜마홀딩스가 배포한 보도자료는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가 수년간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로 곤란한 실정이라며 윤 대표에게 경영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콜마홀딩스가 제기한 최근 5년간의 경영악화와 실적부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6156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윤 대표가 단독대표로 취임한 첫해에 달성한 성과라고 밝혔다. 좋은 실적을 낸 윤 대표에게 실적 부진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은 완전한 독립경영이 아닌, 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관리에서 운영됐다고 언급했다. 수년간 콜마홀딩스가 정기적인 대면 보고를 통해 주요 사업 전략과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해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콜마홀딩스가 윤 대표의 경영실패 사례로 언급한 콜마생활건강은 윤동한 회장과 윤상현 부회장이 직접 승인하고 그룹의 사전조율로 시작한 사업이기에 윤 대표가 온전히 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윤 부회장의 영향권에 있는 HK이노엔도 2022년 브랜드사업(뉴틴)이 150억원 적자를 내고 철수한 경험이 있고, 콜마홀딩스도 자체 사업 '플래닛147(화장품 신규브랜드 인큐베이팅 플랫폼)'이 적자를 지속한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윤 대표가 콜마홀딩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원료 포트폴리오 혁신, R&D 인프라 강화, 생산·영업·SCM의 전반적 효율화 등을 추진하면서 꾸준히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며 "이러한 노력에 올해 연간 경영계획 발표에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이런 주장에 불쾌함을 표명했다. 실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매출만 떼어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실질적 성과지표인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폭락은 철저히 가리고 있다며, 이러한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한 의도가 뻔하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또한 HK이노엔과 플래닛147의 적자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폭락에 비교할 수 없는 미미한 잣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콜마홀딩스는 이날 반박자료에서 경쟁사 실적을 분석하며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실패를 강조했다. 경쟁사 다수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서 선방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에 비해, 콜마비앤에이치만 전년 동기 대비 62.1%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는 2조10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무려 4000억원대로 폭락한 상황“이라며 ”영업이익도 1092억원에서 246억원으로 4분에 1로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률은 78%나 추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소폭의 매출 증가만 떼어내 유리한 숫자로 강조하는 행위는 시장과 주주의 혼란을 불러오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가 실적 부진이 아님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면 경영 책임론 자체가 무너지지만, 객관적인 지표가 명백한 부진을 가리킨다면 이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이날 콜마비앤에이치가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와 보호를 핵심으로 삼은 상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번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향후 개정안 시행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두고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전체 주주'로 확대했다. 특히 회사는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의 이익까지 염두에 둬야 함을 의무로 보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은 주주가치 제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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