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8 11:07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반환청구소송을 냈다. 한국콜마는 ‘K-뷰티’ 흥행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최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로, 이번 부자 갈등이 화장품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윤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에게 지난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지금은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했다. 증여가 이뤄지면서 콜마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의 지분은 윤상현 부회장 31.75%, 윤 회장 5.59%, 윤 회장의 딸이자 윤 부회장의 동생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7.45%를 각각 소유했다.
이번 소송은 남매인 윤 부회장과 윤 대표와의 소송 싸움에서 아버지인 윤 회장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아들에게 화장품(한국콜마)과 의약품(HK이노엔) 사업을, 딸에게는 건강기능식품(콜마비앤에이치) 사업을 각각 넘겼다. 두 자녀가 힘을 모아 사업을 견실하게 운영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윤 부회장이 건기식 사업도 손에 넣으려는 작업을 진행했다가 여동생인 윤 대표의 강한 반발에 남매 갈등이 불거지게 된다.
세부적으로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가 콜마홀딩스(44.63%)인 점을 이용했다.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권리를 십분 활용, 콜마비앤에이치에 윤 부회장과 함께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 선임 건을 밀어 넣었다. 이를 윤 대표가 거부하며 양측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앞두고 이달 초 소송전에 들어간 상태다.

또한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과 주가가 5년간 곤두박질쳤다며 경영진 쇄신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20년 1092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46억원으로 77.5%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2.5% 감소한 36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후퇴에 주가도 같은 기간 7만원대에서 1만원대로 떨어졌다.
다만, 윤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을 이유로 경영권을 간섭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윤 회장은 지난달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을 통해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 부회장이, 건기식 부문은 윤 대표가 맡기로 한 부분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쳤다"며 남매의 사업권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라 못박았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윤 회장은 2018년 9월 윤 부회장과 윤 대표가 동석한 자리에서 콜마비앤에이치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 합의를 맺었다"며 "해당 합의로 인해 콜마홀딩스는 윤 부회장과 윤 대표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협조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윤 부회장이 당시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회장의 법률대리인은 "이번 주식반환 소송은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며 "윤 회장도 윤 부회장이 합의를 지킬 의사가 없음을 미리 알았다면 지분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