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8.09 09:00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전경.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전경. (사진=현대카드)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현대카드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며 9개월에 걸친 임금단체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노사는 25차 임금협상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해당 합의안은 오는 11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체결될 방침이다.

임금협상에는 조창현 현대카드 대표가 직접 참석해 회사 측 최종 제시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제시안에는 전 직원 임금 3.8% 인상안이 담겼다. 이는 사측이 협상 초창기 '과장급 이하 2.5%, 차·부장급 2% 인상안'과 직전 협상 때 제시했던 '전 직군 3.5% 임금 인상'보다 상향된 조건이다.

이로써 현대카드는 올해 카드업계 최초로 임금 협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 2년간 통상적으로 7% 수준의 임금 인상이 단행되고, 카드업계의 어려운 업황을 고려하면 이번 임금 협상은 노조의 요구가 대폭 수용된 모습이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첨예한 대립이 있었던 'Functional 직군 400여 명'에 대한 임금 추가 인상에 대한 합의도 도출됐다. 해당 직군 종사자는 올해 임금 인상에 2.2%포인트가 가산된 6%의 임금 인상 혜택을 누릴 예정이다.

노동조합 측은 Functional 직군 직원들이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신분으로서 업무 과부하와 승진 제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성토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직원 주택 구입 자급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의료비 연간 지원 한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건강검진 휴가 0.5일에서 1일로 확대 등 복리후생 여건까지 이번 임금협상을 통해 개선됐다.

이번 노사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된 데에는 조창현 대표의 역할이 컸다. 조 대표는 지난달 30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노조사무실을 찾는 등 노사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노조는 그간 회사 측 임금인상율 제시안이 3.5% 수준에 멈춰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조 대표의 노사 소통 방식이 이번 협상 타결에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김영주 현대카드 노조지부장은 "조창현 대표의 첫 행보가 노사 합의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며 "회사 측 최종 제시안 발표도 직접 하면서 협상의 종지부를 잘 찍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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