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8.15 14:00

한투, 반기 기준 최초 '1조'…미래·키움·NH·메리츠·신한도 두 자릿수 성장
거래대금 증가·IB·해외사업 실적 '견인'…"상법 개정, 하반기 자금 유입 기대"

자기자본 10대 증권사 2025년 상반기 순이익 1~5위. (그래프=박성민 기자)
자기자본 10대 증권사 2025년 상반기 순이익 1~5위. (그래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신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자 상반기 대형 증권사들이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총 4조4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3조6838억원)보다 8020억원(21.77%) 늘어난 금액이다.

가장 폭발적인 실적을 거둔 건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7109억원)와 비교해 44.22% 급증한 1조252억원을 기록,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기 기준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건 한국투자증권이 역대 최초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연초 67조7000억원에서 6월말 기준 76조1000억원으로 반년 새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순이익 기준 2위는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순익은 6640억을 기록해 전년 동기(3688억원)보다 80.30%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해외법인 실적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1061억원으로 두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를 넘겼다.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8663억원) 중 2242억원(26%)을 해외에서 벌었다. 

이밖에 ▲키움증권(5457억원) ▲NH투자증권(4651억원) ▲메리츠증권(4435억원) ▲신한투자증권(2589억원) ▲대신증권(1521억원) 등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대폭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기자본 10대 증권사 2025년 상반기 순이익 6~10위. (그래프=박성민 기자)
자기자본 10대 증권사 2025년 상반기 순이익 6~10위. (그래프=박성민 기자)

다만 일부 증권사는 기업공개(IPO) 딜 부재와 손실충당금 반영 등으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5110억원)에 비해 5.47% 감소한 4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관했던 일부 대형 IPO딜들의 일정이 연기된 영향이다. 

이밖에 하나증권과 KB증권도 지난해보다 부진한 상반기 성적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금리 연초효과에 따른 트레이딩 부문 수익 둔화와 해외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손실 인식 영향에 지난해(1320억원)에 비해 19.84% 감소한 1058억원이었다. KB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을 반영한 까닭에 상반기 순익이 지난해(3795억원)보다 9.78% 감소한 3424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증권사들이 증시 활황에 예상보다 우수한 상반기 실적을 받아들면서 연간 '1조 클럽' 가입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상반기에만 '1조 클럽'에 가입한 상태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까지 연간 순익 1조원을 노려볼 만 하단 평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투자증권(1조1479억원) ▲미래에셋증권(8466억원) ▲키움증권(7338억원) ▲삼성증권(6433억원) ▲NH투자증권(6110억원) 등이 '1조 클럽' 가시권에 포함됐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상법 개정을 계기로 증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인하와 증시 상승이 맞물리는 구간에서 브로커리지·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성장하고, 발행어음·종합금융투자계좌(IMA) 인가로 수신 기반이 확대되면 운용수익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