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19 17:24
DB손보, 위험손해율 증가 '직격탄'…車보험 손익 52.1% 급감
메리츠, 투자손익 관리 업계 최고 수준…상품 수익 감소 상쇄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DB손해보험을 제치고 순이익 부문 업계 2위에 등극해 손해보험업권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한 98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DB손보의 순이익은 906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240억원) 대비 19.3% 줄어 메리츠화재에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양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 희비는 보험손익에서 엇갈렸다. DB손보의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9% 급감한 6704억원이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보험손익은 7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감소폭(23%)이 비교적 적었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율 인하가 지속적으로 가속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DB손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4% 내외)로 대규모 손실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DB손보의 자동차보험손익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1% 곤두박칠쳤다. 이어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부문에서도 경북 산불과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사고를 비롯해 의료계 파업 영향으로 손익 부진이 뚜렷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DB손보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 체력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 보험 상품의 수익 성장세가 정체된 만큼 신사업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 자동차,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이 업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이 높은 손보사일수록 손익 타격이 클 수 있다"며 "기존 상품의 영업 경쟁력을 제고함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화재는 투자손익 부문에서도 DB손보를 앞질렀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는 투자손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6048억원을 거둬들였다. DB손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투자손익을 크게 늘렸지만, 메리츠화재보다는 적은 5886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의 투자손익 창출 역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보다 더 많은 투자손익을 거둬들인 보험사는 업계 1위 삼성화재(6459억원)다.
이는 메리츠금융의 전사적 투자 역량 제고 체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리츠금융은 각 계열사 임원이 모두 참석해 우량 투자자산을 선별하는 투자전략위원회를 매주 2회씩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증권사의 딜 소싱(투자 대상 선별) 역량을 비롯해 전사적 내부 정보 공유에 의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이 투자손익 창출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DB손보가 여전히 견조한 기초 영업 체력을 유지하고, 하반기 대규모 투자 계획도 예정돼 있는만큼 손보업계 2위 싸움은 앞으로도 치열할 전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는 알려진 일회성 손실 요소의 반영이 완료됐으므로 하반기부터는 경상 이익 체력의 재증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발행 예정인 신종자본증권(T1) 등을 고려하면 연말 220%의 견조한 자본비율 달성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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